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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에 상장사 유상증자 러시…주가는 희비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입력 2020.09.09 06:00 수정 2020.09.08 18:20

8월 이후 기업 유상증자 건수 102건, 전년 대비 2배 수준

상장사, 운영자금 및 채무상환 위해 현금확보 움직임 강화

지난달부터 이달 7일까지 유상증자에 나선 기업들의 공시 건수는 모두 10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DB 지난달부터 이달 7일까지 유상증자에 나선 기업들의 공시 건수는 모두 10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DB

최근 실적악화로 고전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달 7일까지 유상증자에 나선 기업들의 공시 건수는 모두 102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54건 대비 두 배 정도 늘어난 규모다. 코로나19로 실적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이 잇따라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배경에는 운영자금 조달과 채무상환을 위한 비상자금 확보 차원에서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유상증자를 시행하면 호재보다는 악재로 인식이 된다. 신규로 발행되는 주식으로 인해 주가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상증자 목적이 투자하기 위한 자금조달 수단일 경우에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시설투자나 채무상환과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유상증자에 나선 기업들의 주가 희비는 엇갈렸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은 지난 7일 34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후 상한가로 직행했다. 하루만에 4.89% 뒤로 밀렸지만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희석 우려는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신한지주는 1조15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지난 4일 전장대비 1.17% 하락한 2만965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우에도 약세흐름이 지속됐다. 8일도 전장대비 0.17% 하락한 2만9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퓨얼셀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1016억원은 시설투자에 활용하고 나머지 2404억원은 현력업체 대상 투자지원(선급금)과 연구개발(R&D) 비용을 포함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두산퓨얼셀은 오는 2023년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발주량 전망치를 300MW에서 580MW로 크게 상향했는데 생산능력은 올해 말 63MW에서 내년 말 260MW, 장기적으로 450MW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두산퓨얼셀의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금조달 필요성은 리스크 해소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며 "유상증자로 인한 단기적인 주주가치 희석에도 중장기 성장 방향성에 근거해 두산퓨얼셀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채무상환을 목적으로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두산중공업은 8일 전장대비 5.28%가 떨어진 1만5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두산퓨얼셀에 비해 유상증자 규모가 훨씬 크다. 두산중공업의 증자 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시가총액의 4분의 1 수준이다. 신규 발행 주식 수는 기존 발행 주식의 48%로 주식 수 기준 희석효과는 32%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지주도 지난 4일 1조16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주가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신한지주 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홍콩 소재 사모펀드들인 신주 발행가격이 2만9600원으로 책정됐는데 이는 기존 주식의 8.2%에 달한다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신한지주의 증자는 향후 배당금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증자 이유에 대해 기존 주주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높은 대출 증가율과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이 현재 11.4%로 낮아진 것을 꼭 증자로 보완했어야 했는지 아쉬운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에도 현금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잇따랐다. 이들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실적 직격탄을 입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입은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수혈에 나서고 있다. 진에어가 지난달 10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조달에 나섰고 제주항공도 같은 달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최대주주의 참여 저조로 유상증자를 중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사태로 타격을 입은 대기업 계열사들이 잇따라 유상증자 행렬을 이어가고 있고 그나마 증자나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며 "유상증자 기업들의 경우 재무적 부담이 크다는 점 때문에 향후 주가 흐름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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