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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예능서 당당한 ‘턱스크’…제작진의 안일함도 문제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0.09.07 13:38 수정 2020.09.07 13:45

ⓒSBS, tvN ⓒSBS, tvN

지난 8월 31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 배우 송창의와 아이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서 비판을 받았다. 송창의는 이른바 ‘턱스크’(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려 코와 입을 노출 시킨 상태)의 모습을 보였다. 당시 소속사는 “촬영 내내 마스크를 잘 쓰고 다녔다. 촬영 중간 잠깐씩만 내렸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났다.


당시 송창의의 행동도 문제지만, 제작진의 책임도 거론됐다. 생방송도 아니고 충분히 편집을 통해 보여주지 않아도 될 장면이었는데, 사회 분위기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송창의가 ‘턱스크’를 했다는 것보다, 그런 모습을 지상파가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이는 비단 ‘동상이몽2’뿐 아니다.


지난 8월 29일부터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와일드코리아’에서는 출연자 대부분이 ‘턱스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방송에는 족장 김병만과 박찬호, 박세리, 허재, 이봉원, 박미선, 추성훈, 청하 등이 출연해 서해안의 외딴섬에서 모의 재난 생존에 도전한다.


그러나 8월 29일 방송에서 섬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들은 ‘턱스크’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잠깐’이 아닌, 섬에 들어가서까지 아예 내리고 이야기를 하는 출연진도 있었다.


지난 7월에 방송된 tvN ‘더 짠내투어’ 통영편에서도 소이현과 함께 출연한 인교진은 게스크 소개 때부터 ‘턱스크’를 하고 등장했다.


‘정글의 법칙’이든 ‘더 짠내투어’든 출연자들의 모습이 비판받을 수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제작진의 편집도 내내 아쉽다.


물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적용 전에 녹화한 내용이라는 부분이 이들에게 해명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 설사 2.5단계라 하더라도 착용 의무화 대상에 가수, 배우, 방송인 등 마스크를 벗어야만 본업 또는 생계 유지가 가능한 경우에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턱스크’를 한 상황은 대개 오프닝이나 방송과 관계없는 이들도 함께 한 자리다. 즉 출연진과 스태프만 있는 통제된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에 방송 그 자체도 문제다. 지상파들의 경우 뉴스에서는 ‘턱스크’의 위험성을 알리면서 정작 같은 채널의 예능에서는 ‘턱스크’를 하고 나오는 셈이다. 방송의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신중하지 못한 촬영이고 편집이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차라리 오프닝 이후 마스크를 하지 않는 것이, '턱스크'와 같은 잘못된 착용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사회적거리두기가 2.5단계가 예정돼 있던 6일보다 13일까지 일주일 더 연장된 상황이다.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인 만큼 방송의 영향력을 간과하지 않고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격려와 함께 웃음을 주는 고민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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