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文정부 향한 배신감이 불길처럼"…'선별' 지급 강력 성토
입력 2020.09.06 12:15
수정 2020.09.06 12:16
결혼반지 판 젊은 부부 사례 언급하며
"짧은 글 읽는 동안 제 눈에서 눈물이"
"이들은 지원 대상 못될 가능성 높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이재명 경기지사가 결국 물러섰다. 정부와 여당이 '선별' 지원에 무게를 싣자 수용의 뜻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나갈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강한 우려와 불만을 내비쳤다.
이 지사는 6일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이 지사는 "젊은 남편이 너무 살기 힘들어 아내와 함께 결혼반지를 팔고 돌아와, 반대쪽으로 몸을 돌리고 밤새 하염없이 우는 아내의 어깨를 싸안고 같이 울었다는 글을 봤다. 짧은 글을 읽는 동안 어느새 제 눈에서도 눈물이 난다"면서 "그러나 이 젊은 부부와 같이 갑자기 사정이 나빠진 사람은 이번 지원의 대상이 못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히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적폐세력과 악성 보수언론이 장막뒤에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권토중래를 노리는 것도 느껴진다"고 했다.
이 지사는 '환불균 불환빈'(患不均 不患貧, 백성은 가난이 아니라 불공정한 것에 분노한다는 뜻)이라는 논어 구절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2400년전 중국의 맹자도, 250년전 조선왕조시대에 다산도 '백성은 가난보다도 불공정에 분노하니 정치에선 가난보다 불공정을 더 걱정하라'고 가르쳤다. 하물며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공화국에서 모두가 어렵고 불안한 위기에 대리인에 의해 강제당한 차별이 가져올 후폭풍이 너무 두렵다"고 했다.
이 지사는 "어쩔 수 없이 선별 지원하게 되더라도 세심하고 명확한 기준에 의한 엄밀한 심사로 불만과 갈등, 연대성의 훼손이 최소화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결혼반지를 팔고 밤새 울었다는 그 젊은 부부에게 지금은 하나마나한 얘기겠지만 '그래도 내일은 해가 다시 뜬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저도 잠이 안 온다"고 토로했다.
앞서 이 지사는 '전 국민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했다. 이를 두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 지사 주장에 대해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이낙연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선별 지급' 방침을 확실히 하자 지난 4일 페이스북에서 "국민 1인당 10만원씩 지역 화폐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며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을 재차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