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식지 않는 공모주 열기…장외시장 예비상장주도 뜬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0.09.07 05:00 수정 2020.09.05 20:20

크래프톤, 오상헬스케어 IPO 기대감에 올해 주가 각각 214.8%, 2275% 급등

공모주 광풍에 예비상장주 '미리 사자'…"주가 고평가 우려에 투자유의 해야"

올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가 일으킨 공모주 광풍이 장외주식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픽사베이 올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가 일으킨 공모주 광풍이 장외주식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픽사베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불러온 공모주 광풍이 장외주식시장으로 확산됐다. 치열한 경쟁률로 인해 공모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투자자 시선이 장외시장의 예비상장주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모주 광풍을 타고 유동성이 급격히 유입된 기업들의 주가가 실적 대비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장외주식거래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지난 3일 온라인·모바일 게임 업체인 크래프톤은 122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38만7500원에 거래되던 지난 3월 20일과 비교하면 5개월 새 214.8%(83만2500원)이나 급등한 가격이다.


크래프톤은 1인칭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게임회사로 올 하반기나 내년 초 상장을 노리고 있다. 이에 최근 공모주 광풍을 불러일으킨 카카오게임즈의 후발 주자로 꼽히면서 크래프톤의 주가는 지난 달 25일 105만원에서 7거래일 만에 16.1%(17만원) 상승했다.


이번 달 상장 예정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도 지난 달 6일 1만3000원이던 주가가 코스닥 상장을 공식화하자마자 1만4500원(8월 24일 마감가)으로 11.5%(1500원) 상승했다. 올 하반기 IPO시장 최대어 가운데 하나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는 지난 3일 하루 동안에만 13만9600주의 매수 주문이 몰리기도 했다.


압타머사이언스 역시 기업공개(IPO) 심사 승인을 받은 지난 7월 24일 하루에만 주가가 18.64% 급등한 3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IPO일정이 구체화 된 지난 달 18일에는 사상 최고가인 3만8000원을 기록했다. 올 1월 10일의 1만4250원과 비교하면 166.6%(2만3750원) 폭등한 규모다.


상장예정 기업주식에 대한 관심은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K-OTC)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비상장기업인 아하정보통신 주가는 1415원(1월 2일 마감가)에서 1만8100원(9월 3일 마감가)으로 올해 들어서만 1179% 급등했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달 14일 K-OTC에서 코스닥 이전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7만5100원(8월 6일 마감가)이던 주가는 11만4000원(8월 18일 마감가)으로 51.7%(3만8900원) 상승했다. 올 1월 3일 주가인 4800원과 비교하면 8개월 만에 2275%(10만9200원) 급등한 규모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상장예정기업들에 대한 관심은 장외시장 전체로 확산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896억557만원이던 K-OTC 총 거래대금은 SK바이오팜이 상장한 지난 7월 1581억8175만원으로 확대됐다. 공모주 인기가 지속된 지난달에도 거래대금은 1481억5380만원을 기록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예전에도 삼성에스디에스가 K-OTC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종목 거래량뿐 아니라 시장 거래량도 함께 높아졌던 적이 있다"며 "이처럼 IPO와 관련된 종목이 뜨게되면 K-OTC 시장이 함께 흥행하는 패턴이 있어 효자종목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장예정종목들이 장외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대형 공모주가 폭발적인 인기를 끈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모주가 높은 수익률을 낸다는 소문이 파다하자 향후 상장이 기대되는 종목을 장외시장에서나마 미리 확보하려는 전략에서다.


또 치열한 청약을 거쳐 제한된 주식수를 배정 받느니 장외시장에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자는 이유도 있다. 실제로 323.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SK바이오팜에 1억원을 투자해 손에 쥔 주식은 12주에 불과했다. 1524.8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낸 카카오게임즈의 경우에는 1억원에 배정된 주식은 5주에 그쳤다. 장외시장은 배정 물량 제약이 없어 주식 매입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각에서는 공모주에 대한 소문만으로 장외주식에 투자하는 행위는 위험성이 내포돼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장외시장 특성상 기업에 대한 투자지표나 경영상황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또 기업 실적 대비 주가가 고평가 되는 경우가 있어 급락할 위험성도 큰 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외시장에서는 기업에 대한 제한된 정보 속에서 투자자들이 매수·매도가를 정해 사고파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이 높게 평가되는 기업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는 크래프톤이나 오상헬스케어 등 대형 상장예정주는 조금 다르지만 나머지 기업들에 대해서는 펀더멘털을 꼭 확인하고 투자해야 손실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