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도, 조국도…법무장관들은 왜 자녀 진단서 못 내놓나
입력 2020.09.04 04:00
수정 2020.09.04 04:33
김도읍 "추미애 아들 입장문에 실소가 나온다
진단서만 공개한다면 의혹은 '클리어' 될 일"
앞서 '조국 사태' 때도 金 "어이가 없다" 실소
진단서 달랬으나 "돼지 됐나봉가" 페북글 받아
군 휴가 미복귀 의혹에 휩싸인 추미애 법무장관의 아들이 "병가는 적법했다"는 입장문을 낸 가운데, 의혹을 추궁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왜 진단서를 공개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전날 추미애 장관의 아들이 낸 입장문과 관련해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실소가 나온다"라며 "청문회 때부터 그 난리를 쳐도 안 내더니, 만 8개월이 자난 지금 와서 낸 게 고작 변호사 입을 빌린 입장문"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말마따나 다리가 아픈데도 불구하고 병역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한, 칭찬받아야 할 일이라면 진단서를 공개하면 될 것이 아니냐"라며 "그러면 의혹은 '클리어' 된다"라고 압박했다.
전날 추미애 법무장관의 아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정상 소속 변호사들은 입장문을 통해 "추 장관의 아들이 병가 규정에 따라 국군양주병원에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병가 신청에 필요한 서류 일체를 모두 제출했다"며 "병가 및 휴가와 관련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추 장관의 아들은 카투사 복무를 하던 2017년 6월 5일부터 14일까지 병가를 내고 삼성서울병원에서 무릎 수술을 받았다. 이후 다시 병가를 했으나 회복이 되지 않아 본래 23일인 복귀 날짜에서 간부에게 병가 연장을 문의해 4일간 휴가를 쓴 뒤 27일 복귀했다는 것이다.
이는 추 장관 아들의 미복귀 의혹 당시 카투사 동료였으며 2017년 6월 25일 당직병이었던 A씨의 증언과도 일정 부분 사실관계가 일치한다. A씨는 "출타장부를 보니 복귀날짜가 23일인데 복귀자 서명란에 사인이 돼있지 않았다"며, 이후 "상급부대 대위가 오더니 '휴가는 내가 처리했으니, 미복귀라 하지 말고 휴가자로 보고에 올리라'고 명령했다"고 진술했다.
현 정권 핵심 인사의 자녀 관련 의혹을 추궁하며 "진단서를 내라"고 다그치다가, 진단서가 아닌 다른 '입장'에 직면해 야당 의원이 "어이 없다"고 실소한 게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9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렸던 추미애 법무장관의 전임자 조국 전 법무장관 인사청문회에서는 조국 전 장관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장학금 수령 직후 질병휴학을 내고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진학한 것과 관련해, 김도읍 의원이 딸의 진단서를 내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이후 김 의원은 "2014년 8월에 서울대 대학원 장학금을 받고, 직후 질병을 이유로 휴학계를 낸 뒤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해 대학생들이 '장학금 먹튀'라고 한다"라며 "정말 질병으로 인한 휴학인지 확인하기 위해 진단서를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서류 하나를 들어보이더니 "어이가 없어서 국민들 보는 앞에서 이 이야기를 할까 말까 했다"라며 "진단서를 안 주다가 이것이라도 보라며 준 게 '허리를 접질려 밖에도 못 나가고 침대에 누워서 돼지가 되고있나봉가'라는 딸 페이스북 글"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 정권의 권력 핵심부 인사들이 자녀 의혹과 관련해 진단서를 내면 깨끗하게 해결될 일을 대신 SNS 글을 내거나, 변호사를 통해 입장문을 내는 등 다른 방법으로 돌파하려 시도하는 것은 해괴한 일"이라며 "추미애 장관 아들도 그렇게 억울하다면 당장이라도 진단서를 제출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