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줄사표'…정부와 벼랑 끝 대치
입력 2020.08.27 21:14
수정 2020.08.27 23:54
정부가 수도권 지역 응급실과 중환자실 전공의 358명에게 개별적으로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하자,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7일 1만3571명의 전공의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사직서를 내는 단체행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29명,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10여 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공의협회는 전공의 76%가 사직 의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박지현 전공의협 회장은 이번 사직서 제출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3일) 국무총리실 간담회 때는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니 신뢰를 회복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업무개시명령은 신뢰관계로 가겠단 약속을 깨트린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업무 복귀에 불응하는 전공의들에 대한 법적인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4시쯤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한 전공의들을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었으나, 의료계 원로들의 의견을 청취한다며 해당 일정을 일단 취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 교회 지도자 16명과의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의료인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다는 것은 전시 상황에서 군인들이 전장을 이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국민에게 더 큰 불안과 고통을 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