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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김광현의 선발 철학...28일 7이닝 완투?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0.08.28 00:00 수정 2020.08.27 22:59

피츠버그와의 더블헤더 1차전 선발 등판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규정에 따라 7이닝 종료

김광현 ⓒ 뉴시스

“길게 더 많은 이닝을 던져 불펜 투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싶다.”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선발투수로 뛰면서 줄곧 해온 말이다.


김광현은 28일(한국시각)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서 시작되는 ‘2020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800만 달러의 연봉 계약을 맺고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김광현은 마침내 선발투수로 빅리그 마운드에 서는 꿈을 이뤘다. 지난 18일 선발투수 데뷔전이었던 시카고 컵스 원정서는 32이닝 3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역할을 했다. 갑작스럽게 선발로 보직이 변경된 직후 거둔 성적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 23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를 털어내고 복귀한 포수 몰리나와 배터리를 이뤄 6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주무기 슬라이더는 물론 느린 커브로 상대 타자들을 농락했다. 주자가 출루해도 흔들리지 않고 빠른 투구 템포를 유지했다. 위기에서도 자신 있게 과감한 몸쪽 승부를 펼치며 타선을 틀어막았다. 데뷔 3경기 만에 안정적인 투구로 감독과 동료들의 찬사를 받는 등 빅리그에서도 이른 시일에 선발투수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첫 퀄리티스타트와 첫 승리를 수확한 김광현은 이번 경기에서 최다이닝을 노린다. 신시내티전에서 83개의 공만으로 6이닝을 해치운 김광현은 피츠버그전에서 100개 이상을 뿌릴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초미니 시즌을 진행 중인 메이저리그는 올 시즌 더블헤더를 치를 경우 7회까지만 치른다. 지난 등판의 페이스라면 100개 내외의 공으로 7이닝을 소화하며 완투하는 상상도 해볼 수 있다.


몰리나와 배터리 이룬 김광현. ⓒ 뉴시스

9이닝 완투보다는 가치가 낮을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 한 경기를 홀로 책임진다는 것은 1승 이상의 의미다. 세인트루이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팀이다.


20명에 가까운 선수와 코칭스태프·구단 직원들의 집단 감염으로 인해 이제 19경기 소화했다. 3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20경기를 소화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세인트루이스의 정규리그 경기 수를 58회로 줄였는데도 세인트루이스는 8차례의 더블헤더를 치러야 하는 빠듯한 일정을 앞에 두고 있다.


김광현은 KBO리그 SK와이번스 시절부터 “최소의 투구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선발투수로서의 철학에 가깝다. 지난해 김광현은 KBO리그에서 190.1이닝을 소화하며 이닝 이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세인트루이스가 현 상황에서 가장 바라는 이상형이다. 김광현이 빅리그 마운드에서도 팀에 1승 이상의 의미를 안겨다주는 강렬한 투구를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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