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 운전기사 3명 확진…카페처럼 확산될까?
입력 2020.08.25 14:28
수정 2020.08.25 14:28
바이러스, 통상 온도·습도 낮을 때 활동성 높아져
버스기사 별도 공간 마련돼 있고
마스크 착용으로 전파 가능성 낮다는 관측도
서울 시내버스 운전기사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버스 내 전파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 파주시 스타벅스 야당점에서 65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해 에어컨 등을 통한 실내전파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확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서울 구로동과 신림동 일대를 오가는 6512번 버스 운전기사 A(66)씨의 경우 증상이 있는 상황에서 약 8시간 동안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 19일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느낀 뒤 다음날 진단검사를 받았고, 당일 오후 정상 출근했다.
A씨는 보건소 관계자로부터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택에서 대기하라는 지침을 전해 듣고도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바이러스 배출량은 최초 증상 발현시점에 가장 많지만 무증상 시기에도 전파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회사 동료 외에 증상발현일 전후로 접촉한 버스 승객 등에 대한 전파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역 당국은 스타벅스 집단감염과 관련해서도 초발 환자로 추정되는 환자가 증상 발현 이전에 카페를 찾아 대규모 전파를 일으킨 것으로 잠정 파악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침·재채기가 아닌 대화만으로도 비말이 형성돼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며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는 건조하고 온도가 낮다. 제습 기능까지 있으니 침에서 나온 비말이 가벼워져 떠다니면서 다수가 감염된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한 바이러스가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에선 활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가 비말(침방울)로 전파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버스 내에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확진판정을 받은 버스기사가 승객에게 직접 말을 건네는 등 '밀접 접촉'을 않았다면 버스를 매개로 한 전파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같은 맥락에서 서울시는 CCTV 확인 결과, 해당 버스기사가 별도 칸막이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했다며 승객에 대한 의무 진단검사는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의심증상을 보이는 버스 탑승 고객에 대해서는 진단검사를 안내하기로 했다.
방역 당국은 전날 버스 기사 3명이 소속된 버스 운송회사 직원 192명 전원에 대한 전수조사는 마친 상태다. 추가 확진자가 나오진 않았지만, 방역 당국 관계자는 "대중교통, 특히 버스·지하철 등에서의 방역조치가 추가적으로 더 강화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검토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