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發 글로벌 가치사슬 확산…국제무역 위축”
입력 2020.08.24 12:00
수정 2020.08.24 11:3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가차사슬(GVC) 주요 거점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국제무역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이슈노트 ‘코로나19 팬데믹의 글로벌 가치사슬에 대한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GVC가 코로나19 충격을 증폭·확산시키는 기제로 작용함으로써 생산단계가 여러 국가에 분산된 GVC의 위기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GVC는 생산비용 절감, 효율성 및 시장 접근성 제고 등을 위해 원자재 및 중간재 생산, 완제품 가공·조립 등의 생산단계가 여러 국가에 분산되어 이루어지는 국가간 분업 생산체계를 의미한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중국 등 신흥국을 제조업 생산기지로 하는 GVC 참여가 확대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GVC 참여가 약화되는 추세로 전환됐다.
GVC에서 주요 부가가치 창출이 제조부문에서 디자인, 마케팅 등으로 이동하면서 지식집약적,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역할이 확대됐고 GVC 참여 시 인건비 절감보다 숙련 노동력,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 인프라 줌질 등이 중요 요인으로 고려됐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기술 도입으로 생산공정이 자동화되면서 소비지 인접 생산 및 기업의 본국 회귀가 늘어나면서 GVC의 지역화가 강화됐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충격은 고용 감소, 교역비용 상승, 대면 서비스 수요 위축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제무역으로 파급됐고 그 과정에서 GVC가 충격 증폭 기제로 역할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국제무역 감소폭은 주로 수요충격에 영향을 받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GVC 변화를 보면 GVC 위험 노출 축소를 위한 생산지 분산 및 공급망 다변화, 공급망 관리 유연성 제고 및 교역 중단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기업의 본국 회귀 및 지역 내 공급망 확대 등의 변화가 예상된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 도입을 통해 복잡한 공급망 관리를 효율화하는 한편 생산공정 자동화 및 디지털화를 통해 대면접촉 생산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위기 대응력을 제고해야 한다.
아울러 생산 네트워크 복원력 제고를 위해 기업간 전략적 지원 및 협력이 강화되는 한편 코로나19 충격 취약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기업의 주력 제품 포트폴리오 재구성 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문정·김명현 한은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GVC는 장기간에 걸쳐 구축되므로 구조 변화가 단기에 급격히 나타나지는 않겠으나 중장기적으로 위기 복원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GVC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산업은 GVC 참여도가 높고 공급망이 일부 국가에 편중돼 GVC 리스크 축소 노력과 함께 구조 변화에 대한 중장기적 대응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심 소재·부품의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통해 국내 공급망 확보 노력을 강화하고 GVC의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정보 제공 및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와 더불어 기업의 공급망 위기관리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