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개니 코로나...반등 기회 잡을 유통주는
입력 2020.08.22 06:00
수정 2020.08.22 03:21
최장기 장마·코로나19에 주요 유통주 약세...하반기 실적 개선도 ‘흐림’
“신선식품 가격 급등 변수...오프라인 유통채널로 트래픽 이동 가능성”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주요 유통주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긴 장마 기간 동안 매출 부진을 겪은 데 이어 또다른 위기 상황이 찾아온 셈이다. 증권가에선 상반기 1차 대유행과 달리 이번에는 ‘신선식품 가격 급등’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대규모 유통력을 갖춘 대형 유통업체들에게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이마트는 전장 대비 1000원(-0.84%) 내린 1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쇼핑(1.19%)과 신세계(0.49%)는 소폭 상승했고 현대백화점(-1.03%)은 하락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모두 지난 20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급락장에서 2~5%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정부는 서울·경기 지역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지난 16일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최장기 장마로 폭염 수혜도 누리지 못한 유통업계는 하반기 추석 대목을 앞두고 다시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앞서 유통업체들은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적자를 내며 실적 타격을 입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에 대해 “근본적인 체질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오프라인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고 연결자회사 실적이 여전히 부진하며, 영업환경 변화를 기대기에는 소비경기 악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남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영업환경 침체 속에 하반기도 본격적인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1차 상반기 대유행 시기를 되돌아보며 그 때와 다른 상황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놨다.
이진협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코로나19 상황을 보면 크게 나타난 특징은 두 가지였다”며 “내식 위주의 생활패턴 변화로 인해 식료품·생필품 등 품목에 대한 수요 강세가 나타났고, 대규모 유통채널보다는 소규모 근거리 쇼핑채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더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이 연구원은 “종합적으로 상반기 코로나19의 유통업태별 부정적인 영향도는 백화점 > 편의점 > 대형마트 > 기업형 슈퍼마켓(SSM) > 이커머스 순으로 나타났는데 사실, SSM과 이커머스는 수혜를 봤다”고 평가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달리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고 봤다. 장기간 지속된 장마로 인해 수해가 발생하며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1000원대의 애호박이 4000원, 상품 또는 유통채널에 따라 6000원까지 뛰는 모습이 나타났다. 애호박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채소류 가격이 수급 불안정에 따라 급등했다. 이는 대형 유통사들의 유통력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결국 유통채널들의 유통력이 중요해진 것”이라며 “상반기와 같이 식품과 생필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다면 이커머스로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충분히 수급하기 어려워져 오프라인 유통채널로의 트래픽이 이동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트래픽이 감소하더라도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도 가격이 높아진 상황에서 사재기 현상으로 구매 바스켓이 커진다면, SSM과 대형마트가 상반기보다 더욱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소비자의 패턴이 상반기와는 또 달라질 수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시기인 2주간의 상황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