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엔 반일·고비엔 현금살포…여권 공식 이번에도?
입력 2020.08.23 04:00
수정 2020.08.23 06:35
연일 악재 마주했던 여당, 지지율 하락 '일단 멈춤'
반일·현금살포, 지지층 결집하고 국면전환 가능성
총선 전 상황과 데자뷔…180석 압승으로 이어졌다
광복절을 기점으로 미래통합당에 친일 공세를 쏟아냈던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경제난을 이유로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반일 감정을 자극하고 현금을 살포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여권의 공식이 또다시 발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을 언급했다. 4차 추경이 현실화된다면 1961년 이후 59년 만이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부동산 정책 실패와 독단적인 국회 운영, 지자체장의 잇따른 성추행 파문으로 민심 이반 위기를 겪는 민주당에 '국면 전환'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은 4·15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1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진했는데, 당시에도 득표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논란이 거셌다. 박영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선거에 영향을 당연히 미쳤다고 본다"고 말해,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음을 인정했다.
민주당은 이미 2차 재난지원금 지급 검토에 들어갔지만, 4차 추경으로 인한 재정 부담까지 생각하면 좀더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가 크다. 재정 건전성 유지의 마지노선으로 생각됐던 국가채무비율도 40%를 넘어선 상황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재정 부담이 크고 효과도 파악해야 해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광화문 집회 세력을 친일로 몰아붙이고 친일 청산에 불을 지피는 등 지지층 결집도 꾀하고 있다. 4·15 총선을 앞두고 일본 수출규제 사태가 벌어졌을 때도 민주당은 지지층 결집 효과를 봤다. 당시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한일 갈등이 총선에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의 여론 동향 보고서를 만들어 소속 의원들에게 배포했다가 논란이 됐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광복절 기념사에서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과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 6·25 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을 친일파로 규정한 데 대해 통합당이 반발하자, 여당은 통합당까지 친일 세력으로 몰아붙였다. 또 민주당은 보수세력의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서 일장기가 등장했다면서 "통합당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는 일단 멈춘 상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이 지난 18~20일 정당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은 29%의 지지율을 보이며 미래통합당(23%)를 앞섰다.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6%p 상승했으나 통합당은 2%p 하락했다. 한국갤럽은 "지난 주말 사이 수도권 교회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방역 성공 여부에 관심과 기대가 실린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