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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뛴다-4] 삼성전자, 비메모리·폴더블·전장으로 제 2의 도약 꾀한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8.17 07:00 수정 2020.08.15 07:24

시스템반도체 실적 증가-기술 향상 등 성과 가시화

새로운 폼팩터로 스마트폰의 새 시장 여는 폴더블

전장부품 제품·솔루션 개발 속도...적극적 협력 모색도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가 제 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스마트폰·가전의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로 꾸준히 성장해 온 것을 토대로 이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시스템반도체·폴더블·전장부품을 키워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비메모리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오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도약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천명한 상태다.


이를위해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강력한 투자 의지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메모리뿐만 아니라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시스템LSI와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매출은 총 8조1200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초로 8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동기(6조7900억원) 대비 약 20% 증가한 수치다.


◆ 반도체·모바일, 기술 혁신으로 신시장 창출 속도


단순히 실적 증가만이 아닌 메모리반도체와 같은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혁신도 이뤄지고 있다.


회사는 최근 업계 최초로 7나노 극자외선(EUV·Extreme Ultra Violet) 공정 시스템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인 'X-Cube'(eXtended-Cube)를 적용한 테스트칩 생산에 성공했다.


기존 시스템반도체 평면 설계(왼쪽)와 삼성전자 3차원 적층 기술 'X-Cube'를 적용한 시스템반도체 설계 비교.ⓒ삼성전자 기존 시스템반도체 평면 설계(왼쪽)와 삼성전자 3차원 적층 기술 'X-Cube'를 적용한 시스템반도체 설계 비교.ⓒ삼성전자

'X-Cube'는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 상태의 복수의 칩을 위로 얇게 적층해 하나의 반도체로 만드는 기술이다. 반도체 칩은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고 이를 가공, 조립하는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것까지가 전공정, 그 이후가 후공정으로 나뉜다.


이번 신기술 적용과 생산 성공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전공정뿐만 아니라 후공정에서도 최첨단 EUV 초미세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도체 칩은 위로 적층할수록 전체 칩 면적을 줄이면서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적 증가와 기술력 향상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서 오는 2030년 메모리-비메모리 분야 동반 1위 달성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 반도체 업체로 자리잡는 것도 더 이상 꿈이 아니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최근 매물로 나온 ARM 인수전 참여 필요성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 의지와 같은 맥락에서다.


영국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ARM은 생산설비 없이 반도체 칩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 스마트폰 등 IT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 물량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파운드리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ARM을 인수하면 설계와 생산을 연결시킬 수 있게 돼 파운드리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또 삼성전자가 이미 ARM, 미국 AMD 등과 손잡고 고성능AP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AP 경쟁력 강화를 통해 모바일 사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2’ 미스틱 브론즈 모델.ⓒ삼성전자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2’ 미스틱 브론즈 모델.ⓒ삼성전자

모바일 분야에서도 기존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에 이어 갤럭시 Z폴드2와 갤럭시 Z플립 등 폴더블(접히는·Foldable) 라인업으로 새로운 시장 창출과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5일 언팩(공개) 행사에서 갤럭시노트 20과 함께 공개된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는 지난해 9월 첫 출시된 '갤럭시 폴드'의 후속작으로 크기를 키우고 접히는 부분(힌지)도 크게 개선했다. 특히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커버 윈도로 초박형 강화유리(UTG)를 사용하면서 플라스틱을 사용한 기존 제품에 비해 내구성을 크게 높였다.


이에앞서 지난 2월 출시된 클램셸(조개껍질) 형태 폴더블폰인 갤럭시Z 플립은 하이드웨이 힌지 기술을 이용해 여러 각도로 접히는 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하는 등 폴더블을 통한 기술 혁신도 주도하고 있다.


◆ 이재용 부회장, 혁신 주도로 제 2의 도약 꾀하는 리더


신성장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장부품도 기대주로 관련 제품과 솔루션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전장 사업 강화를 위해 자동차 전자부품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했다. 당시 인수·합병(M&A) 금액은 국내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인 약 9조4000억원이었다.


삼성의 IT·모바일 기술과 전자부품 경쟁력이 하만의 전장사업 노하우와 네트워크와 결합되면서 전장 시장에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후 하만과 공동 개발한 차량용 '디지털 콕핏'을 비롯,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아이소셀 오토' 등 다양한 제품으로 계속 경쟁력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 라인을 살펴보기에 앞서 설명을 듣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 라인을 살펴보기에 앞서 설명을 듣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도 회사의 제 2의 도약을 위헤서는 이들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 지난 6월 15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장단을 잇달아 만나며 사업 현황과 경영 전략을 긴급 점검한 것이 이러한 인식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하루동안 경기도 화성 반도체 사업장과 수원 무선사업부 사업장을 연달아 찾는 광폭 행보를 보인 것이다.


전장부품 관련해서도 미래 전장사업 구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만 인수는 당시 등기이사였던 이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해 이뤄졌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에 이어 7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잇달아 만나는 등 전장사업 성장을 위한 타사와의 협력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스마트폰과 가전 등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로 성과를 내 왔지만 이제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시스템반도체로의 경쟁력 확대와 폴더블 등으로의 폰 폼팩터 혁신과 함께 하만 인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장부품에서 성과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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