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 전조 현상 곳곳에서…"청와대 초조해보인다"
입력 2020.08.14 04:00
수정 2020.08.13 21:25
부동산 민심 이반·인사 잡음 등에 "레임덕 시작"
"문대통령 지지율 데드크로스·여야 반전 신호탄"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 전조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민심 이반, 청와대 참모진 교체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등이 레임덕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야권에서는 이미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말이 나온다. 여권은 물론 청와대도 '레임덕은 없다'는 기조이지만, 전문가들은 청와대의 일련의 행보가 '초조함'을 방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민심 이반 현상 심화 △청와대 인사 잡음 △검찰과 법무부 간 충돌 등을 레임덕의 전형적인 징후로 꼽는다. 코로나 국면에서 60%대까지 치솟았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불과 몇 달만에 20%p 이상 하락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와 실시한 조사에서 61.4%(5월 2주)까지 올랐던 긍정평가는 불과 석달만에 38.7%(8월 2주)까지 곤두박질쳤다. 본보 조사에서 '심리적 지지선'인 40%대가 붕괴된 건 현 정부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 하락세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알앤써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에 대해 여권과 청와대는 당청 간의 이견도 없고 청와대 인사와 관련한 문제도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레임덕 길목에 서 있다고 보고있다. 레임덕 징조 세 가지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현상) △여야 지지율 역전 △여당의 대통령 지지율의 역전 중 두 가지는 이미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레임덕은 크게 세 가지가 동시에 나타날 때를 말하는데,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당보다 낮아지는 것만 남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문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은 문 대통령 지지층과 진보층이 합쳐진 것"이라며 "현 38%대 지지율은 진보성향의 유권자가 대거 이탈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도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진 게 레임덕의 신호탄"이라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주가처럼 주춤과 반등을 반복할 수 있지만, 이 역시도 불안정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 평론가는 "대통령 지지율이 당의 지지율과 근접해지는 것도 레임덕의 단계"라며 "역대 대통령도 이 상황에서 레임덕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부동산 정책 효과와 경제 성과 등을 띄우는 건 이에 대한 출구전략이라는 해석이다. 문 대통령의 "집값 안정" 발언이 나온 이후 민심이 더욱 악화하자, 청와대 참모들이 연달아 언론 홍보에 나서는 등 적극 대응모드다.
이 평론가는 "청와대는 야당·언론 대응보다 이슈를 이끌어나가면서 정책 주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청와대가 일일이 반박한다는 건 초조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신 교수는 "청와대의 행보가 절박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부동산을 포함한 경제 문제는 체감적 존재이지 설득에 의해 바뀌는 존재가 아니다. 망가뜨리긴 쉬워도 회복하기는 어려운 게 경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재차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3일 "여론조사 관련 질문이 있을 때마다 이미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입장 밝혔다"면서 "정부는 당면한 수해복구, 코로나 방역, 부동산 안정 및 주거 실현을 포함한 경제문제 에 총력을 기울이며 뚜벅뚜벅 국정행보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