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파킹통장도 한달 새 7조 이탈…NIM 위기에 은행은 ‘한숨만’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0.08.13 06:00
수정 2020.08.12 20:55

7월 요구불예금 잔액도 전월보다 11조원 줄어

NIM 축소 불가피…“저원가성 예금 확대 최우선”

주요 시중은행의 파킹통장 잔액이 한달 새 7조원 이탈하면서 은행 순이자마진(NIM)에 비상이 걸렸다.ⓒ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파킹통장 잔액이 한달 새 7조원 이탈하면서 은행 순이자마진(NIM)에 비상이 걸렸다. 파킹통장과 같은 저원가성 예금 확대를 통해 핵심수익원인 NIM을 방어해왔는데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등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초저금리·저성장 기조로 NIM 축소가 불가피한 만큼 은행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잔액은 총 106조4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13조544억원) 대비 7조128억원(6.2%) 줄어든 규모다.


MMDA는 잠시만 돈을 넣어놔도 이자를 주는 입출금 통장으로, 주로 짧은 기간 돈을 맡겼다가 인출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흔히 파킹통장이라고 불린다.


파킹통장은 올 들어 4월을 제외하고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1월 93조61억원에서 3월 105조3068억원까지 증가하다가 4월 100조1866억원으로 줄어드는 듯 했으나 5월 108조3746억원, 6월 113조544억원까지 확대됐다.


요구불 예금도 줄었다. 이들 은행의 7월 요구불예금 잔액은 523조3725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10조8040억원 감소했다.


초저금리 기조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파킹통장, 요구불예금 등과 대기자금 성격의 단기금융상품에 몰렸지만 최근 들어 주식과 부동산으로 자금이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주식시장에는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불었고 부동산시장에서는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값과 전세 값이 오르면서 ‘패닉바잉(공항구매)’ 현상이 나타났다.


은행들은 일반적인 예·적금에 비해 훨씬 금리가 낮은 파킹통장, 요구불예금과 같은 저원가성 예금을 통해 자금을 끌어들이면서 NIM을 방어해왔다.


실제로 올 상반기 정기 예·적금 이탈 움직임이 있었지만 저원가성 예금 유입으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물론 2분기 기준 5대 은행의 NIM은 대부분 전 분기 대비 악화됐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2분기 은행별 NIM은 KB국민은행 1.50%, 신한은행 1.39%, 우리은행 1.34%, 하나은행 1.37%, NH농협은행 1.67% 수준이다.


문제는 하반기부터 NIM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대출금리 하락의 영향이 3~4분기에 나타나는데다 코로나19 대출에 따른 부실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NIM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급여이체 통장, 카드 결제 계좌 유치 등을 통한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신한은행은 20대 고객 가운데 입출금계좌와 ‘헤이영(Hey Young) 머니박스’를 최초로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5000명에게 캐시백 1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헤이영 머니박스는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제공하는 일종의 파킹통장 서비스로 최대 연 0.6% 이자를 제공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정기 예·적금 금리가 0%대로 떨어진데다 주식이나 부동산시장에 투자를 하기 위해 예·적금 이탈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신규 고객이나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저원가성 예금을 늘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