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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법리스크 장기화에도 멈추지 않는 현장경영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08.02 06:00 수정 2020.08.02 16:12

검찰 기소 여부 결정 계속 미뤄지는 양상

불확실성 그림자 속에서도 광폭 경영 행보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 라인을 살펴보기에 앞서 설명을 듣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 라인을 살펴보기에 앞서 설명을 듣고 있다.ⓒ삼성전자

검찰의 기소 여부 결정이 계속 미뤄지는 양상이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시계는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드리워진 불확실성의 그림자에도 개의치 않고 광폭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총 16차례 현장 경영 행보를 펼쳤다. 지난 1월 2일 경기도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시작으로 매월 평균 2~3차례씩 사업 현장을 찾고 있다.


브라질 마나우스 법인(1월)과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5월) 등 해외 현장 방문에도 나섰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는 5월(삼성SDI 천안사업장)과 7월(현대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 두 차례나 만남을 가지며 다른 회사와의 협력도 적극 모색했다.


검찰이 이 부회장을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수사하는 등 높아진 불확실성에도 그의 경영행보는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갈수록 가중되는 불확실성에도 경영에 매진하는 모양새다.


특히 수사심의위원회가 불기소와 수사 중단을 권고하면서 더욱 활발한 현장 행보로 경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6월 26일 10대 3의 압도적으로 불기소와 수사 중단을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검찰은 이같은 수사심의위 결정에도 한달이 넘도록 차일피일 결론을 미루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달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전용 생산 공장에서 MLCC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달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전용 생산 공장에서 MLCC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수사심의위 결정 이후에는 매주 현장 경영 행보를 펼치고 있다. 결정 직후인 지난 6월 30일에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협력사인 세메스 천안 본사를 방문했다.


7월에는 6일 경기도 수원사업장 내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을 시작으로 삼성전기 부산사업장(16일), 현대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21일), 충남 아산 온양 반도체 사업장(30일) 등 매주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매주 현장 경영의 시작점이었던 지난 6월 19일 경기도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 방문부터 감안하면 40여일만에 7차례나 현장 경영행보를 이어가는 강행군을 보였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자신의 신상에 대한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현장 경영 행보를 펼치는 것은 그만큼 현재 기업들이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미·중 무역 분쟁 심화에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도 지난달 30일 충남 아산 온양사업장을 찾은 자리에서 “포스트 코로나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며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도전해야 도약할 수 있다. 끊임없이 혁신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모두 수용해 온 만큼 이번에도 같은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수사심의위의 결정이 강제성이 없는 권고 사항인 만큼 검찰이 이를 꼭 따를 의무는 없지만 이는 사법제도 등에 대한 학식과 경험은 물론 덕망과 식견이 풍부한 사회 각계의 전문가들의 합리적인 판단을 부정해야 하는 부담을 감수해야만 한다.


또 수사심의위 제도가 현 정부의 대표적 검찰 개혁 정책의 하나로 시행돼 온 만큼 검찰이 다른 결정을 내리게 되면 스스로 제도 자체를 부정하며 원칙을 훼손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검찰이 그동안 통상적으로 수사심의위 권고 후 보통 1주일 내로 최종 결정을 내려온 것을 감안하면 한 달 넘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그만큼 기업과 기업인에게 불안감과 피로감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재계는 지적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 기업들은 코로나19 경제 위기에 가중되는 불확실성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장수가 없으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듯이 기업인 없이는 기업이 경제 위기를 극복해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깃발 뒤로 삼성 서초사옥이 보인다.(자료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깃발 뒤로 삼성 서초사옥이 보인다.(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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