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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요정세' 매력에 푹…'천의 얼굴' 오정세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7.23 15:48 수정 2020.07.23 21:20

'사이코지만 괜찮아'·'모범형사' 출연

선악 오가며 다채로운 연기

'사이코지만 괜찮아'ⓒtvN '사이코지만 괜찮아'ⓒtvN

지질한 모습으로 "누나!"라고 불러도 밉지 않다. 지난해 방송한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오정세는 지질하지만 귀여운 노규태로 분해 '하찮큐티', '노큐티'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후 SBS '스토브리그'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팀 구단주 권경민으로 분해 노규태와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두 작품 모두 대박을 터트리며 오정세 효과를 입증했다.


팬들에게 '요정세'라고 불리는 오정세의 활약은 올해도 계속된다.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와 JTBC '모범형사'에서 극과 극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는 순수한 문상태 역을 맡아 울림을 선사한다. 문상태는 정신병원 보호사 문강태(김수현 분)의 형이자, 동화작가 고문영(서예지 분)만 바라보는 '문영 바라기'다. 발달장애 3급의 고기능 자폐(HFA)를 앓고 있는 그는 놀라운 암기력과 타고난 그림 실력을 갖췄다. 타인의 미세한 표정을 관찰해서 상대의 감정을 읽는 데도 능하다.


상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맑고 선하다. 지난 2회에서 문영을 만나러 가는 길에 상태가 바라보는 세상은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지나치는 모든 것들이 자신에게 웃으며 손짓하고 춤을 추는 문상태의 시선 속 풍경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소중한 일상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했다. 이 장면에서 오정세는 오롯이 상태가 돼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힘을 발휘했다.


7회에서 "마음이 아파서. 몸은 정직해서 아프면 눈물이 나지요. 근데 마음은 거짓말쟁이라 아파도 조용하지요. 그러다가 잠이 들면 그때서야 남몰래 개 소리를 내며 운답니다"라며 동생을 보듬어줄 때도 '요정세'의 매력은 빛났다. 오정세가 날 위로해주니 고민이 씻겨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모범형사'ⓒJTBC '모범형사'ⓒJTBC

따뜻하고 순수한 오정세는 월·화요일이면 180도 변한다. JTBC 월화극 '모범형사'를 통해서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나조차도 이해가 가지 않는 인물"이라고 소개한 만큼 그가 맡은 오종태는 돈으로 뭐든지 할 수 있는 악인이다. 그에게 선악(善惡)은 없다. 선악이란 그저 힘없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보호하게 만든 기준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3일부터 등장한 오종태는 부하직원을 마구 폭행하는가 하면, 폭행 장면을 찍어서 딸에게 보내겠다고 협박하는 등 인간이지만, 인간 같지 않은 인물이다. 오정세는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상태를 말끔히 벗고 악인 종태의 옷을 입는다. 두 작품과 캐릭터를 비교하면 같은 배우가 연기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오정세는 같은 시기에 두 작품을 선보이는 것과 관련해 "일부 시청자들에겐 불편할 수 있고, 집중을 방해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든다. '오정세의 모습을 한 문상태, 오정세의 모습을 한 오종태로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정세에게 오정세는 없는 셈이다.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 안면인식장애와 무대, 카메라 공포증이 있다고 고백한 그는 이 고백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극 속에서 능수능란하게 뛰어논다.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작품에 들어가기 전 촘촘하게 준비한다는 게 오정세의 연기 철학이다.


'동백꽃 필 무렵' 종영 인터뷰 당시 오정세는 이렇게 말했다. "잘 안 될 때도 있으니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 화살 맞더라도 가던 길 가겠다. 아프긴 하겠지만 쓰러지지 않겠다"고 말이다. 연기를 향한 근성과 집념이 지금의 오정세를 만든 비결이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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