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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의 어쩌다] "당신은 서예지 허리가 정말 궁금했나요"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7.12 07:00 수정 2020.07.12 11:55

'사이코지만 괜찮아' 서예지 허리 화제

선미, 성형 수술 의혹 SNS로 해명

'사이코지만 괜찮아' 서예지 방송분 캡처 '사이코지만 괜찮아' 서예지 방송분 캡처

'서예지 개미허리의 역사', '눈을 의심하게 한 서예지 개미허리'


최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서예지 관련 기사 제목이다.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에 출연 중인 서예지가 허리 라인이 강조된 옷을 입고 등장했는데, 방송 직후 '서예지 허리'가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은 것이다. 이에 많은 매체들은 '서예지 허리'를 키워드로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고, 서예지 몸매와 관련된 과거 기사들과 엮으며 '서예지 허리'에 주목했다. 배우가 캐릭터나 연기가 아닌 '몸매'로 주목받자 소속사 역시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비단 서예지 뿐 아니다. 여자 연예인들의 신체는 그들이 내세우는 주제와 다른 형태로 관심을 받았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임에도 의상에 집중됐고, 연기를 하는 배우는 노출이 우선이 됐다. 주와 부가 바뀐다.


가수 선미도 마찬가지다. 신곡을 발표했는데, 몸매가 더 눈길을 끌었다. 신체 일부와 관련해 성형의혹에 시달린 선미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내 이름을 검색하면 제일 위에 '가슴 수술'이 뜬다. 엑스레이를 찍어서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일부 팬들이 사진을 보고 가슴 수술을 해명하라고 했다. 난 가슴 수술을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 중인 홍진영의 언니 홍선영의 경우는 더 심하다. 한 누리꾼이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는데 글에는 "살 빼도 그쪽은 정말 못생긴 그 차원을 넘었다", "외적·내적으로 무능한 사람", "비호감을 넘었다" 등 도를 넘은 외모 비하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아무리 연예인의 가족이라 한들, 홍선영은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다. 상처가 더 큰 이유다. 그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나 혼자 산다' 유이 방송분 캡처 '나 혼자 산다' 유이 방송분 캡처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유이는 여성 연예인에 대한 외모 잣대가 얼마나 엄격한지 보여줬다. 유이는 "애프터스쿨 당시 뱃살 논란이 있었다. '사람들이 이렇게 내 몸에 관심이 많나'라고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털어놨다. 배우로 전향한 그는8년간 하루 한 끼만 먹으며 살을 뺐다. 하지만 이번에는 거식증 논란에 휩싸여 또 한 번 대중의 질타를 받았다. 연예인이 살을 찌우든, 빼든 몸매 변화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드러내고, 비판하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 댓글은 없어졌지만, 개인 SNS를 통해 댓글을 달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여성 연예인이 상처받고 있다.


모모랜드 낸시는 "인터넷에 내 몸매에 대한 댓글밖에 없더라. 직업 특성상 노래와 춤 실력, 스타일을 평가받는 건 당연하지만 내가 얼마나 쪘고 빠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무조건 몸매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지 궁금하다고"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들 사례는 여성 연예인의 외모에 주목하고,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예나 지금이나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관련된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도 이를 부추긴다. 누군가 내 몸매를 바라보고 시도때도 없이 평가한다면 어떨까. 여성 연예인들, 그리고 우리 모두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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