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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이재용 두 번째 의기투합, 미래 모빌리티 리딩기업 '속도'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0.07.21 14:16
수정 2020.07.21 14:46

두번째 단독 회동…수소차 시승하며 친환경차, UAM, 로보틱스 등 의견 나눠

삼성 전고체전지 기술로 전기차 및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분야 협업 가능성

'한국판 뉴딜' 발 맞춰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재계 공동 대응 확산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2019년 1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재계 1·2위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전기차를 비롯해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낼 지 주목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양사 경영진은 이날 오전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회동한 뒤 오찬을 함께 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 5월 이후 두 번째로, 당시엔 정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공장을 찾았다.


삼성그룹에서는이재용 부회장과 김기남 부회장, 삼성SDI 전영현 사장,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강인엽 사장, 삼성종합기술원 황성우 사장 등이 기술연구소를 찾았다.


현대차그룹에선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박동일 부사장 등이 삼성 경영진을 맞이했다.


이들은 차세대 친환경차와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 모빌리티), 로보틱스(robotics)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두 총수는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차를 시승하며 차세대 친환경차는 물론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관한 견해를 나눴다.


현대자동차의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현대자동차
두번째 단독 회동…배터리, 전장부문 협력 강화하나


두 달 새 두 차례나 총수 회동이 성사되면서 양사가 배터리와 전장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5월 첫 회동에서 이 부회장은 정 수석부회장에게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선보인 바 있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미래차 기술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차세대 배터리를 포함해 첨단부품 분야 기업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정부의 '그린뉴딜' 전략에 발 맞춰 미래차와 친환경차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현대차, 기아차, 제네시스 브랜드로 2025년까지 23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이때까지 전기차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고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배터리 3사와) 서로 잘 협력해 세계 시장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며 완성차-배터리사간 협력이 만들어낼 성과들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등 전동화 모델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외에 삼성SDI 배터리까지 탑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기아차가 노리고 있는 전기차 시장 1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전기차 라인업 확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고출력을 내면서 1회 충전시 긴 주행거리를 갈 수 있고, 부피와 무게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삼성전자의 '전고체전지'가 손꼽힌다.


전고체전지는 1회 충전에 800km 주행, 1000회 이상 배터리 재충전이 가능해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기존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해 대용량을 구현하고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지난 3월 이같은 내용의 전고체전지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했다.


현대·기아차는 아직 삼성SDI와 전기차용 배터리와 관련한 대규모 거래는 없지만 전고체전지가 앞으로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에 최초로 양산 적용된다면, 테슬라를 넘어 세계 전기차 시장 1위에 오르는 것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CES 2020에서 발표한 미래 도시 비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삼성전자 협업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실현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도 협력이 긴밀해질 전망이다.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은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PBV(목적 기반 모빌리티)-허브(모빌리티 환승 거점)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미래 도시다. UAM을 구성하는 개인용 비행체(PAV)나 운송수단이자 고정 시설물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PBV는 모두 전기 동력을 기반으로 한다.


이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려면 IT(정보통신)과 소재, 배터리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춘 기업과의 협업이 절실하다.


개인용 비행체는 전기 추진 기반의 수직이착륙(eVTOL) 비행체로, 대도시의 교통체증문제를 극복하는 동시에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미래 혁신 사업으로 꼽힌다. 활주로 없이 허브와 허브 사이를 옮겨가며 도심 내 이동을 가능케 한다.


조종사를 포함해 총 5명 탑승이 가능하며 8개의 로터를 돌려 최고 290km/h의 속도로 최장 100km를 비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경량화, 소형화는 물론, 고성능과 지속성까지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


이 역시 삼성전자가 개발한 전고체전지와의 시너지를 예상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글로벌 UAM 시장이 1조5000억달러(약 18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미래 신기술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라며 "국내 기업간 협업으로, 그 결과물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된다면 완성차-배터리사 모두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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