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중앙' 김부겸 '지방'…극명하게 대비된 선거운동 전략
입력 2020.07.20 04:00
수정 2020.07.20 05:07
20일 후보등록 시작으로 민주당 전대 국면
중앙기반 다졌던 이낙연, 곧 지방순회
전국순회 먼저한 김부겸은 중앙무대 공략
"무패신화 챔피언과 의지의 도전자 대결"
더불어민주당이 20일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당대회 국면에 들어간다. 후보등록을 기점으로 당권 레이스에 들어간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게 된다. 고유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두 후보의 차이 만큼 선거운동 방식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이 전 총리는 먼저 20일 오전 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민주당 당사를 방문해 직접 후보등록에 나설 예정이다. 오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그간 같은 당 의원들의 행사 축사를 손수 챙기는 등 중앙무대에서 기반을 다졌던 이 전 총리는 지방으로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선거운동의 정석과 같은 방식이다.
이에 반해 김 전 장관은 지방을 순회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 8일 전북을 시작으로 14일 울산, 17일 대전, 18일 경남, 19일 경북 현장일정을 소화했다. 봉하마을 참배도 빼놓지 않았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장례로 중단했던 경기, 제주, 부산 등 지방일정을 이번 주 마무리한 뒤 중앙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김 전 장관 측 관계자는 "선거과정에서 전국 순회를 2~3차례 정도 할 예정"이라며 "첫 방문은 지역별 현안을 파악하고 공부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럼 다음 방문 때에는 해결책을 가지고 논의를 할 수 있다. 또 더 자주 봐야 허심탄회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판단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전 총리와 김 전 장과의 전혀 다른 정치역정 등 각자의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게감과 안정감을 중시하는 이 전 총리는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늘림으로써 부족했던 당내 기반을 강화한 반면, 이 전 장관은 외곽과 바닥에서 당심을 확보해 판세를 흔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은 "호남과 영남의 후보라는 차이 외에도 두 사람은 정치역정이 완전히 대비된다"며 "이 전 총리가 철저한 전략 하에서 승리를 위해 움직이는 지장이라면, 김 전 장관은 계산 보다는 몸으로 부딪치는 맹장"이라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단 한차례의 선거에도 진 적이 없는 무패신화의 챔피언과 잦은 패배에도 굴하지 않는 도전자의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판세는 대세론을 형성한 이 전 총리가 유리한 국면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선거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며 누가 승리하든 격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일부 의원들이 개인적으로 선거캠프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한 쪽으로 쏠리는 모습은 아직까지 나타나고 있진 않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민주당 당원들은 전략투표를 하는데 훈련이 굉장히 잘 돼 있다. 호남이 지지하는 영남후보론이 성공한 배경"이라며 "유력 대선후보인 이 전 총리를 밀어줘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영남출신의 김 전 장관이 소외되는 결과가 나와선 안 된다. 결국 당원들이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