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추가 상승 여부 '미·중 경기회복' 속도에 달렸다
입력 2020.07.18 06:00
수정 2020.07.17 20:29
NH투자證, 다음 주 밴드 2100~2200pt 제시…"추가 부양정책 여부에 집중"
증시 전문가들이 다음 주 국내증시 추가상승 여부에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주 중국 6월 소매판매가 역성장하면서 실망감을 안겨줬고, 미국 실업수당에 대한 절벽 우려가 나와 증시 전반의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43포인트(0.80%) 상승한 2201.19로 마감했다. 지수는 지난 한 주(13일~17일) 동안 2183.76~2201.88 사이에서 움직였다.
NH투자증권은 지난 한 주간 코스피 2200선이 저항에 직면케 한 세 가지 이벤트가 다음 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첫 번째는 지난 16일 발표된 중국의 2분기 소매판매지수다.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GDP)은 3.2%로 블룸버그 컨센서스인 2.4%를 상회했지만 6월 소매판매는 -1.8%로 고꾸라졌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매판매의 감소는 중국의 경기회복세가 산업 중심이라는 증거이고 소비자 심리는 예상보다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이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한한령 해제 기대감 약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점이다. 하지만 미 제약사 모더나(Moderna)가 코로나19 백신 임상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거뒀다는 소식으로 이와 관련한 영향력은 희석된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미국 실업수당에 대한 절벽 우려는 여전히 위협적이라는 입장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특별실업수당은 7월 25일 토요일을 마지막으로 일몰된다. 이에 다음 주 중 연방정부 실업수당 지급에 대한 공화당과 민주당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 내 소비 절벽 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증시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미국 의회의 경기부양책이 필요한데, 공화당은 1조3000억 달러를 민주당은 3조5000억 달러를 주장하면서 양당 간 간극이 큰 상황"이라며 "이는 지난주 증시가 저항선을 돌파하지 못하게 만든 요인과 더불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7월 상승폭이 컸던 종목의 모멘텀 약화 가능성을 감안해 성장주와 경기민감주의 바벨전략을 추천하며 2100~2200포인트를 다음 주 코스피 밴드로 제시했다.
SK증권은 2분기 서프라이즈 GDP를 기록한 중국이 V자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경제가 코로나19 여파에서 빠르게 회복되면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경기민감주와 중국관련 소비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실제 주도주의 단기상승에 따른 가격부담이 나타나고 있는데 중국의 예상보다 빠른 경기반등은 경기민감주와 중국관련 소비주에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런 테마주의 일시적인 강세가 나타날 순 있지만 추세를 바꾸긴 힘들고 실적과 미래성장성을 고려해도 기존의 주도주가 더욱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주 예정인 미국의 주요 기업의 실적발표에도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3일로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와 아마존, 인텔(24일) 등 기업들의 매출이 전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닷컴은 전 분기와 비교해도 예상 매출액이 높다"며 "가격부담이 있는 현시점에서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 기존 주도주의 추가 강세를, 반대로 실적이 부진하면 속도조절과 함께 경기민감주와 중국관련 소비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