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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의 핀셋] 코로나19 백신 개발의지 꺾여선 안 돼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입력 2020.07.20 07:00 수정 2020.07.19 23:02

미국 모더나 "임상서 전원 항체 생겨"

백신주권 지키기 위해 국내 개발 필요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백신 후보 물질 ‘mRNA-1273’에 대한 1단계 임상시험에서 참가자 45명 전원이 항체가 생겼다고 발표했다.(자료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백신 후보 물질 ‘mRNA-1273’에 대한 1단계 임상시험에서 참가자 45명 전원이 항체가 생겼다고 발표했다.(자료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백신 후보 물질 ‘mRNA-1273’에 대한 1단계 임상시험에서 참가자 45명 전원이 항체가 생겼다고 발표했다. 미 고위 관리는 4∼6주 내에 백신 후보 물질 제조에 들어가 여름이 끝날 즈음에는 활발히 제조하고 있을 것이라며 거들기도 했다.


미국의 백신 개발 속도를 보고 있자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매우 빠르다. 미국 정부가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벌이는 등 인허가 과정 패스트트랙을 가동해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통상적으로 백신의 경우 동물실험과 3단계 임상시험, 그리고 판매 후 임상시험까지 5∼10년이 걸릴 정도로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미국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임상 2상에 돌입하고 제조까지 들어갈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은 백신 개발에 성공한 뒤 제조에 들어가면 늦기 때문에 임상시험 실패 시 버릴 것을 각오하고 먼저 약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효과가 검증되기도 전에 위험성을 감수하고서라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잘하면 내년 초에는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악질 전염병을 끝내기 위해 어느 나라에서든 백신이 개발되기를 모두가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다만 다른 나라에서 백신이 개발될 경우 생산량이 제한돼 있어 물량 확보 경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백신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고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이 백신을 선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이 백신 개발 국제공조 논의체인 ‘코로나19 국제적 대응 약속 온라인 회의’를 보이콧하며 독자 노선을 걷는 것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팬데믹이 선언된 상황에서 국력이나 경제력 차이에 따른 차등 없이 전 세계인이 백신 혜택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개발 성공 시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를 한 국가나 기관에 우선적으로 백신을 공급할 수밖에 없다.


거꾸로 얘기하면 우리나라에서 백신 자급이 가능하려면 국내 기업의 개발 성공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백신주권 확보 등을 위해 국내 기업들이 끝까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앞서 메르스나 사스가 유행할 당시 국내 기업들은 백신을 개발하다가도 다른 나라에서 백신이 나오면 개발을 중단했다.


이번만큼은 다른 나라가 먼저 백신 개발에 성공하는 것과 관계없이 우리 백신을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보다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결코 백신 개발 의지가 꺾여선 안 된다. 어렵더라도 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 백신 개발에 끝장을 보자.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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