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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타자 2명=궁여지책?’ 승부수 던진 SK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07.17 00:03 수정 2020.07.17 00:03

기존 영입하려던 투수 대신 타자 화이트 선택

외인 타자 2명 성공 사례는 1999년 한화가 유일

SK는 장타력을 겸비한 화이트를 영입했다. ⓒ 뉴시스 SK는 장타력을 겸비한 화이트를 영입했다. ⓒ 뉴시스

최하위권 탈출을 염원하는 SK 와이번스가 승부수를 던졌다.


SK는 16일 새 외국인 선수로 내야수 타일러 화이트(30)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총액 16만 달러(연봉 13만 달러+옵션 3만 달러)의 저가 계약이다.


구단 측은 “침체된 타선을 강화하기 위해 야수를 물색하던 중 몇 년 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던 타일러 화이트와 계약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K는 화이트에 대해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우투우타 내야수이며, 내외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투수 유형과 상관없이 우수한 타격 능력을 갖췄으며 득점권 시 높은 집중력으로 타점 생산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도 덧붙였다.


당초 SK는 킹엄의 빈자리를 좌완 투수로 메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계약 직전 부상을 안고 있다는 점이 드러나 무산됐고 다른 후보군들과 접촉했으나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SK는 궁여지책으로 공격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고, 공교롭게도 외국인 선수 3명이 동시에 출전 가능하다는 규정을 참고해 화이트를 선택했다. 이제 SK는 화이트가 로맥과 시너지 효과를 내주길 바라고 있다.


기록으로 따졌을 때 화이트는 전형적인 AAAA급 타자로 분류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18년 휴스턴에서 12홈런(66경기)을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을 인정받았으나 콘택트(ML 통산 타율 0.236)에 약점을 드러내며 빅리그와 마이너를 수시로 오갔다.


반면, 마이너리그에서는 그야말로 리그를 초토화 시킨 타자다. 트리플A 통산 282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1(OPS 0.938) 59홈런 230타점을 기록했다. 마이너에서의 모습을 KBO리그에서도 보여준다면 3할-30홈런-100타점이 가능한 타자가 될 수 있다.


외국인 타자 2명으로 큰 재미를 본 구단은 1999년 한화 이글스다. ⓒ 연합뉴스 외국인 타자 2명으로 큰 재미를 본 구단은 1999년 한화 이글스다. ⓒ 연합뉴스

‘투수 놀음’이라는 야구에서 팀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는 그동안 투수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팀들이 외국인 선수 슬롯을 투수로 채우고 있으며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 순위가 바뀌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때문에 타자를 2명 뽑은 사례가 극히 드물었던 KBO리그다. 외국인 선수 도입 초창기였던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에는 일부 구단들이 투수보다 야수를 선호했으나 2명 모두 성공작으로 이어진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외국인 타자 2명으로 큰 재미를 본 구단은 1999년 한화 이글스 정도가 유일하다. 당시 한화는 데이비스와 로마이어, 2명의 타자를 보유했는데 75홈런 215타점을 합작한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롯데는 2000년대 초반 암흑기를 거치면서 유독 외국인 타자 영입에 공을 들였는데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는 동안 무려 11명의 외국인 타자들이 거쳤다. 선수층은 얇고 공격은 시원치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궁여지책이었다.


올 시즌 SK도 크게 다르지 않다. SK는 현재 팀 타율 0.243을 기록, 한화(0.242)와 더불어 이 부문 최하위권에 위치하며 팀 성적과 궤를 함께 하고 있다. 과연 SK의 타일러 영입이 신의 한 수가 될지, 로맥과의 시너지 효과에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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