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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청출어람in가요] ‘싹쓰리’라서 가능했던 90년대 감성 소환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7.13 14:45 수정 2020.07.13 15:02

11일 발매와 동시에 음원차트 정상 차지

음원 수익금 전액 불우이웃돕기 성금 기부

<제자가 스승보다 나은 것을 비유하는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수들은 선배 가수의 명곡을 자신의 색깔로 재해석하거나, 빛을 보지 못했던 노래를 다시 부르면서 그 가치를 재평가 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편곡과 가수의 목소리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과 감성을 주는 ‘청출어람 리메이크’곡을 살펴봄으로써 원곡들도 다시금 조명합니다.>


ⓒ앨범 재킷 ⓒ앨범 재킷

MBC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여름X댄스X유재석’ 특집을 통해 댄스 그룹 싹쓰리를 결성했다. 멤버로는 유재석을 필두로 이효리, 비(정지훈)가 뭉쳤다. 오는 25일로 데뷔 날짜를 확정한 싹쓰리는 선공개곡 개념으로 듀스의 ‘여름 안에서’ 리메이크 곡을 지난 11일 음원차트에 공개했다.


최근 이 특집은 10% 내외의 안정적인 시청률 성적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일 방송 기준, ‘놀면 뭐하니?’는 6주 연속 토요일 비드라마 TV화제성 1위를 차지했다. TV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7월 1주 토요일 비드라마 부문에서 14.03%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또한 비드라마 전체 TOP5에 재진입하면서 데뷔를 앞둔 싹쓰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 이 인기를 증명하듯 싹쓰리의 선공개곡인 ‘여름 안에서’ 역시 공개하자마자 각종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에 진입했다.


◆원곡: 듀스 ‘여름 안에서’


‘여름 안에서’는 1994년 9월 발표된 듀스의 2.5집 ‘리듬 라이트 비트 블랙’(Rhythm Light Beat Black)의 타이틀곡이었고, 지금까지도 여름 노래의 대명사로 불린다. 당시로서도 흔치 않았던 리믹스 앨범을 발매하면서 기존 히트곡의 리믹스 트랙과 신곡을 약 7대 3 비율로 담았는데, ‘여름 안에서’는 지금도 ‘효자’ 노릇을 하는 듀스의 대표곡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곡은 파도와 갈매기 소리가 담긴 인트로, 후렴구 등이 시원한 바다를 떠올리게 한다. 뿐만 아니라 경쾌한 색소폰 소리에 빠르고 신나는 리듬, 거기에 서적정인 멜로디의 보컬이 어우러지면서 세대를 불문한 인기를 끌었다.


결성 당시 흑인음악 그룹을 표방한 듀스는 '나를 돌아봐'를 들고 등장하자마자 10~20대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서태지와아이들보다 1년 늦게 데뷔해 댄스 음악의 '선두 주자'격을 빼앗겼지만, 이현도의 재능이 발휘돼 자신들만의 음악 장르를 구축했다. 때문에 서태지와아이들과 듀스를 좋아하는 팬들의 성향은 확연히 나뉘게 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서태지와 아이들이 메시지에 집중했다면, 듀스는 힙합을 내세워 스타일쉬한 모습을 대중에게 제공했다.


이후 1995년 8월 듀스가 해체하고 김성재가 솔로로 나서자마자 의문사로 생을 달리한 후에는 '듀스'는 또다른 존재로서 가요계의 역사가 됐다. 실제로 1990년대 중후반에 데뷔한 댄스 그룹들도 듀스의 영향을 크게 받았거나 듀스가 자신들의 우상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고, 현재 활동하는 연예인들 중에서도 듀스나 서태지와 아이들의 팬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드러난다.


◆리메이크곡: 싹쓰리 ‘여름 안에서’


앞서 ‘여름 안에서’를 ‘여름 노래의 대명사’라고 칭했던 만큼 싹쓰리의 첫 곡으로 이 곡이 제격이었다. 이들은 최근 뉴트로 유행 기조에 맞춰 90년대의 주류였던 여름 댄스 음악을 부활시켜보자는 취지로 결성된 밴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의 신곡을 만드는 창작진으로도 뉴트로 가수인 박문치와 롤러코스터 프로듀싱에 참여했던 이상순이 나섰다.


이현도의 작사·작곡인 ‘여름 안에서’는 박문치의 손으로 다시 탄생됐다. 박문치는 평소 뉴 잭 스윙, 신스팝, 시티 팝 등 8~90년대에 유행했던 복고풍 사운드의 곡들을 선보여왔던 가수 겸 프로듀서다. 옛 음악에서 오히려 신선함과 재미를 느낀 덕에 이번 ‘여름 안에서’의 편곡 작업도 수월하게 진행됐다.


박문치의 편곡 능력이 더 돋보이는 이유는 지나치게 요즘의 스타일을 넣으려 하지 않고, 원곡의 감성을 그대로 이어왔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싹쓰리 멤버인 유재석, 이효리, 비가 말한 요구사항까지 모두 곡에 담아내면서 원곡자와 리메이크 가수가 모두 만족할 만한 스타일의 곡을 만들어냈다. 멤버들 역시 그 당시의 감성을 직접 보고, 느꼈던 이들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원곡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잘 살려냈다는 평이다.


◆비하인드 스토리


당초 ‘놀면 뭐하니?’ 측은 ‘여름 안에서’ 뮤직비디오만 선공개했었다. 음원 발매 계획은 없었지만, 팬들(시청자들)의 반응이 잇따르면서 결국 공개를 결정했다. 다만 이번 음원에 대한 수익 전액을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원작자인 이현도 역시 이런 ‘놀면 뭐하니?’의 결정에 흐뭇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SNS에 “‘여름 안에서’ 수익의 전액은 불우이웃 돕기에 쓰인다고 한다. 그래서 더더욱 흐뭇하다”라면서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있어. 그리고 내 곁에는 싹쓰리 있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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