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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제외+플메 역할’ 어정쩡해진 손흥민 위치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07.10 08:03 수정 2020.07.10 08:21

본머스전 교체 투입됐으나 공격포인트 제로

이번에는 중앙 MF로 투입시켜 볼 배급 역할 부여

중앙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았던 손흥민. ⓒ 뉴시스 중앙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았던 손흥민. ⓒ 뉴시스

도무지 의도를 알 수 없는 손흥민에 대한 역할 부여다.


토트넘은 10일(한국시간)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AFC 본머스와 원정 경기서 0-0 비겼다.


이날 승점 1만 추가하는데 그친 토트넘은 13승 10무 11패(승점 49)를 기록, 순위 변동 없이 리그 9위에 머물렀다.


너무도 아쉬운 한 판이 아닐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강등권의 본머스를 상대로 승점 3 사냥의 아주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만약 이날 승리했다면 리그 7위까지 점프할 수 있었던 토트넘이었기에 더욱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손흥민은 선발 명단에서 제외돼 벤치서 경기를 지켜봤다. 조제 무리뉴 감독 부임 후 첫 선발 제외였다. 대신 해리 케인과 베르바인, 라멜라가 최전방 공격을 책임졌다.


토트넘은 전반, 아주 느린 공격 전개를 이어갔다. 그렇다고 연계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전개되거나 공격이 날카로운 것도 아니었다. 그저 볼 점유율만 높인 채 의미 없는 전반 45분의 시간이 지나갔다.


답답함을 느낀 무리뉴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베르바인과 로 셀소를 빼고 손흥민과 은돔벨레를 동시에 투입시켰다.


국내 축구팬들의 시선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손흥민에게 쏠렸다. 해리 케인 복귀 후 왼쪽 윙어 자리로 옮긴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의 수비 가담 주문으로 인해 득점 행진이 뚝 끊긴 상황이다.


손흥민은 무리뉴 체제 후 처음으로 선발서 제외됐다. ⓒ 뉴시스 손흥민은 무리뉴 체제 후 처음으로 선발서 제외됐다. ⓒ 뉴시스

손흥민은 과거 포체티노 감독 시절, 적극적인 공격에 나섰고 종적인 움직임보다 횡으로 움직이며 토트넘 득점 루트의 큰 축을 담당한 바 있다.


하지만 윙어의 수비 가담을 중시하는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는 최전방 침투가 아닌 보다 아래쪽으로 내려와 협력 수비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던 손흥민이다.


이번 본머스전에서는 아예 다른 역할을 맡았다. 바로 중앙에서 패스를 공급해주는 플레이메이커였다. 손흥민은 측면에 있을 때보다 훨씬 자유롭게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이는 맞지 않는 옷이었다.


사실 손흥민은 볼 트래핑과 패스 공급에서 그리 특출한 선수가 아니다. 볼을 배급받아 득점을 마무리 짓는 킬러에 더 적합한 선수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의도를 알 수 없는 역할 부여로 손흥민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이날 손흥민은 많은 공을 잡으면서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켰으나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패스 공급은 원활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슈팅을 단 한 개도 시도하지 못하며 무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최근의 상황만 따진다면 손흥민과 무리뉴 감독의 전술 궁합은 제로에 가깝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의 능력은 한정적이고 이를 적재적소에 투입시켜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야말로 감독의 역할이다. 무리뉴 감독이 고집을 버리지 않는다면, 손흥민 입장에서는 향후 진로를 다시 생각해봐야할 수도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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