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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내주 중 국회 복귀...민주당 독주 맞설 '투쟁 전략' 마련 관건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07.02 14:10 수정 2020.07.02 15:00

통합당, 민주당 상임위 독식에 반발…부당함 호소 위해 보이콧

상임위 독식 국민 절반 '잘못했다' 평가…민주당 향한 국민 실망감 반영

"추세 반전에 상당한 의의…통합당, 이 모멘텀 잘 살려 지속해야"

장외집회·단식 등 과거 투쟁 방식 벗어나 합리적 대안 마련 필요성 대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거대여당의 의회 독주 움직임에 반발해 국회 의사 일정을 전면 보이콧했던 미래통합당이 내주 중에는 원내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현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이 산적한 상황에서 이에 맞설 효율적 투쟁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라는 평가다.


통합당은 21대 국회가 개원했을 당시부터 민주당이 역대 국회의 관례를 깬 18개 상임위원장 자리 독식·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사수 움직임에 반발해 이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내는 데 주력해왔다.


실제 정부여당을 향한 민심의 이반은 어느 정도 있었다는 평가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에 대해 국민 절반 이상이 잘못됐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고, 민주당과 통합당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 한자릿수 대로 좁혀지기도 했다.


2일 여론조사전문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국회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대해 국민 50.7%가 '잘못한 일', 38.5%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보수 성향 국민에 더해 중도 성향 국민들도 일제히 민주당이 잘못했다는 평가를 내렸으며, 20대에서도 잘못했다는 의견이 높았다.


이번 주중 잠정집계는 6월 29일(월)부터 7월 01일(수)까지 사흘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38,370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1,507명이 응답을 완료, 3.9%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 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당지지율에도 완연한 변화가 드러났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7월 첫째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2.0%로 전월대비 8.7%p 급락한 반면 미래통합당 지지율은 28.5%로 전월대비 9.5%p 급등해 오차범위(±3.1%p) 안까지 좁혀진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는 지난달 28~30일 전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100%RDD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했다. 전체 응답률은 4.3%로 최종 1030명(가중 1000명)이 응답했다. 표본은 올해 2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기준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가중값 부여(셀가중)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지지율 수치와 민심의 움직임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지만 단순히 통합당의 대국민 호소가 먹혔다기 보다는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고스란히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 많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결과가 당장 '통합당이 잘했다', '김종인 효과'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상임위 독식은 국민 그 누가 봐도 이상하고 잘못된 일이고, 이에 대한 부정평가에 통합당이 반사이익을 받은 것"이라며 "다만 추세를 반전시켰다는 데 상당한 의의가 있다. 통합당은 이 모멘텀을 잘 살려 지속적인 지지율 상승을 위한 효율적이고 세련된 전략을 고민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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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3차 추경안 심사를 비판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3차 추경안 심사를 비판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통합당 내부에서는 장외집회·삭발·단식·몸싸움 등 과거에 감행했던 투쟁 방식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피부로 와닿는 실질적인 대안 제시와 합법적 범위 안에서의 최대 한도의 법적 투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민주당의 이번 상임위 독식 사태도 얼마든지 우리가 문제 삼아 장외 집회도 열고, 육탄 저지에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그런 퍼포먼스를 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어떤 점이 부당한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조목조목 국민에 알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제시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이 민주당의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 강행에도 보이콧을 철회하고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이 같은 기류에서 파생된 결정이라는 평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 복귀 명분에 대한 질문에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어차피 전부 독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국회에 들어가 야당으로서의 책임을 다 한다는 얘기를 했기 때문에 특별한 명분을 얘기할 필요도 없다"며 "추가경정예산안의 경우도, 민주당이 대통령 지시 하에 3일 만에 35조라는 엄청난 돈을 뚝딱 심의해서 통과시키고 있다. 자신들이 국회를 독식하니 그것까지도 당신들한테 맡기고, 그 다음에 우리가 국회에 들어가서 국회의원의 본분을 지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통합당은 추미애 법무장관의 검찰 압박 논란,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 관계, 부동산·경제정책 실패,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국민적 논란 등에 집중해 여권의 실정을 파헤쳐 나갈 전망이다.


아울러 국민의당과 '범야권 협동 전선'을 꾸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최근 수시로 회동을 갖고 민주당의 독주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최근 우리나라 국회의 전개 모습을 보면 과연 대한민국이 민주화를 제대로 이룩했는가 의심할 정도로 심각한 양상"이라며 "과연 이러한 국회 모습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증명하는 것인지, 오히려 깎는 것인지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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