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기획┃방구석 영화제①] 최초 온라인…새로운 실험 열렸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7.01 00:01 수정 2020.07.01 10:14

전주국제영화제 코로나19로 무관중으로 진행

무주·부천도 다양한 플랫폼으로 작품 공개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국내외 영화제들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했고, 그나마 강행하려는 영화제들은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영화제는 단순히 영화를 관람하는 것에서 나아가 하나의 문화 축제이기 때문에 영화제 조직위들의 고민은 깊다. 1년 동안 기다려온 영화인, 관객들을 위해서도 마냥 취소할 순 없는 노릇이다.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온라인 영화제를 개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이러한 깊은 고민의 결과물이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건 전주국제영화제다. 올해 21회를 맞은 전주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일정을 연기한 끝에 지난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국내 OTT 웨이브와 손을 잡고 첫 무관객 영화제를 진행했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만큼 영화제에 쏠린 관심은 컸다. 코로나19 시대에 하나의 표준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웨이브에서는 전주영화제 출품 영화와 해외 초청작 등 총 97편을 상영했다. 장편영화와 한국 단편영화(묶음 상영)는 7000원, 해외 단편영화(1편)는 2000원에 제공됐다. 상영작 결제 건수는 흥행의 척도가 됐는데, 지난 열흘간 총 7048건의 유료 결제가 이뤄졌다.


관객의 반응은 온라인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얻었다. 예매 경쟁이 없고 공간 제한 없이 자유롭게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꼽혔다. 아울러 칸영화제 등이 취소되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명맥을 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전주국제영화제 송순진 홍보팀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세계적인 팬데믹 이후 열린 최초의 영화제"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형태를 결합해 개최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고 밝혔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월드프리미어나 코리아프리미어 섹션을 통해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을 다뤘다. 이에 따라 창작자의 저작권 보호와 콘텐츠 유출 방지에 가장 신경 썼다. 관람 인원도 1000명~1500명 선으로 제한하자는 창작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 일각에서는 관람료가 비싸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창작자를 보호하려면 적절한 관람료를 유지해야 했다.


송 팀장은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라서 창작자들에게 가치를 부여하고 싶었다"며 "창작자의 저작권을 지키면서 온라인 방식으로나마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고 전했다.


ⓒ무주산골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지난 6월 7일에 일정을 모두 마친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 역시 온라인(생방송) 방식을 택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김초희 감독의 음악극 '쇼쇼쇼! 또순이랑 우주랑'과 일부 무성 영화만 온라인으로 공개됐으며, 음악공연과 토크 콘서트 등 프로그램도 관객 없이 진행됐다.


무주산골영화제 조지훈 프로그래머는 "처음으로 시도한 무관객 온라인 생방송 방식은 다양한 관객들에게 영화제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관심은 있지만 거리 때문에 영화제에 오기까지 부담을 느꼈던 관객들이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 무주산골영화제를 경험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간의 한계 때문에 영화나 GV(관객과의 대화)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는 관객들이 있었는데, 온라인에선 누구나 참여할 기회를 제공했다“며 "관객들은 실시간 댓글을 통해 다양한 피드백을 전달했고, 창작자들은 실시간 채팅을 통해 관객과 소통한 점이 성과"라고 설명했다.


신인 감독들에게 무료 온라인 상영을 강요해 '갑질 논란'에 휩싸인 미쟝센단편영화제 역시 온라인 상영 방식을 진행 중이다. 25일 개막한 이 영화제는 7월 1일 폐막식까지 모든 프로그램을 네이버TV '미쟝센 단편영화제 MSFF' 채널을 통해 작품을 공개한다. 1편 당 관람료 1100원(부가세포함)으로, 관람 기간은 3일이다.


7월 9일 열리는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국내 OTT 플랫폼 왓챠와 손을 잡고 오프라인 영화제와 영화제 전용 온라인 상영관을 동시에 구축한다. 7월 10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영화제 초청작 69편(해외 장편영화 38편, 해외 단편영화 31편)이 온라인에 공개되는데, 작품은 PC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넘어 영화를 볼 기회를 확대하면서도 '영화제를 통해 영화를 감상'하는 취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상영관을 통해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관람 후 직접 평점을 남길 수도 있다.


왓챠 송은주 매니저는 "영화제 타깃 관객과 왓챠플레이 사용자가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며 "5억건에 달하는 왓차플레이의 별점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다가 부천판타스틱영화제와 손을 잡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왓챠만의 별점 데이터를 활용해 공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계획“이라며 "영화제 외연을 넓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도 온라인 영화제 바람이 불고 있다. 제73회 칸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영화제를 취소하고, 공식 초청작만 발표했다. 코로나19로 국제영화제가 취소되면서 기금 마련과 전 세계의 영화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위아원'(우리는 하나) 영화제도 지난달 29일 열렸다. 뉴욕트라이베가영화제의 기획으로 마련된 이 영화제엔 칸, 베니스 국제영화제 등 20개 영화제가 참여했다.


미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 시상식도 코로나19의 불똥을 피하지 못했다. 내년 2월 28일 열릴 예정이었던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같은 해 4월 25일로 미뤄졌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