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민주당 '상임위 싹쓸이'에 격분 …"1당 독재 문 활짝 열렸다"
입력 2020.06.29 14:30
수정 2020.06.29 14:51
"의회민주주의 파탄나는 현장…탁자 엎고 싶었다"
"전두환 정권 무릎 꿇었던 6월29일,
역사는 文정권 몰락 시작의 날로 기록할 것"
더불어민주당이 헌정사상 초유의 '상임위원장 싹쓸이'를 선언하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목 졸라 질식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주 원내대표는 29일 여야 원구성 협상이 최종 결렬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1당 독재의 문이 열렸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이른바 민주화 세력으로 불리는 이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목졸라 질식시키고 있다"며 "민주당과 집권세력은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이룬 의회 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해버렸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의장단과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데 이어, 이날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고 통합당 몫이었던 7개 상임위원장을 포함한 12개 상임위원장을 또다시 단독으로 선출하겠다고 선포한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국회는 의석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관행을 지켜왔다. 여당이 상임위원장 전석을 차지하는 것은 12대 국회(1985년 4월~1988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주 원내대표는 "오늘 야당과의 의사일정 합의 없이 본회의를 열고, 에결위에서는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정책질의를 하겠다고 한다"며 "야당을 원천 배제하고 의회를 여당 마음대로 운영하겠다는 '독기'를 부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요구한 것은 '법제사법위원회' 단 하나였다"며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법사위는 야당이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지금까지 여야가 늘 그랬던 것처럼, 생소하거나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제시한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한 당이 21대 국회 하반기 법사위원장을 차지한다'는 안에 대해서는 "21대 원구성은 21대 총선에서 드러난 '총선 민의'를 토대로 진행돼야 한다. 2년 뒤에 있을 대선을 왜 끌어들여야 하느냐"며 "'너희가 다음 대선 이길 수 있으면 그때 가져 가봐'라는 비아냥으로 들려 엄청난 모욕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행태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날 오전 협상이 끝날 무렵 국회의장은 제게 '상임위원 명단을 빨리 내라'고 독촉했다"며 "의장실 탁자를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집권 여당이 의회민주주의를 파탄내는 그 현장에서 국회의장이 '추경을 빨리 처리하게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서둘러라'는 얘기를 하는 게 당키나 한 소리냐"고 일갈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협상 결렬을 1987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6.29 선언에 비유하며 "전두환 정권이 국회 의석이 모자라 무릎을 꿇었느냐" 국회 상임위원장 숫자가 부족해 국민의 뜻에 굴복했느냐"고 말했다. 이어 "30여년의 민주주의를 거친 '성숙한 민주 체제'가 일당독재 의회독재로 퇴행하고 있다. 저와 우리 당은 결연하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역사는 2020년 6월29일, 33년 전 전두환 정권이 국민에 무릎 꿇었던 그날, 문재인 정권이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