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국공 사태' 점입가경…정치권도, 인국공 정규직 노조도 분노
입력 2020.06.26 00:30
수정 2020.06.26 00:52
인국공 정규직 노조 200여명, 청와대 찾아 기자회견
"사회 공정성 훼손 막아야"…타 공기업 노조와 연대도
"취준생, 타 공기업 직원들 생각해서라도 끝까지 싸울 것"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비정규직 보안검색원의 정규직 전환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정치권서 성토의 목소리가 쏟아진 가운데 인국공 정규직 노조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인국공 정규직 노조 200여명은 25일 오후 청와대 앞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사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직고용 발표는 어느 노동자에게도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공정성 훼손을 막아야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적극 찬성하지만, 공정한 과정이 빠진 결과의 평등은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입장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인국공과 비정규직·정규직 노동자대표단은 지난 2월 관련 법령 개정 등의 법적 문제 해소를 위해 별도의 회사 하나를 편제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모색했다. 하지만 당초 합의와 달리 인국공은 '직고용'을 발표했고, 정규직 노조는 이를 '과정의 불공정'으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반발에 나섰다.
정규직 노조는 "내부 직원들은 공사 사장 이하 관리자들에 대한 신뢰가 산산이 깨부숴졌고, 인국공 조직의 미래와 일방적으로 추진된 과정의 불공정을 스스로 되찾기 위해 반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타 공기업의 노조가 인국공 정규직 노조와 연대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 불공정 정규직화 반대 연대모임·한국가스공사 더코가스 노동조합·철도공사 노동조합·한국마사회 노동조합·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노동조합·공공연맹 한국잡월드지부가 인국공 정규직 노조와 입장을 함께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 인국공 내부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노동자들 간의 합의를 무시하는 정부에 묻고 싶다. 왜 기존 사측과 양측 노동자들이 합의한 자회사 정규직 안을 거부하고 직고용을 강제하는가"라며 "취업준비생들과 타 공기업 직원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우리는 끝까지 공정한 사회를 이뤄내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치권도 분노…통합당 청년정치인들 "배신감에 치가 떨린다"
김종인 "절차상 문제 있었다…취직 위해 공부한 사람들 허탈"
논란이 확산될수록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안일한 행보를 지적하는 성토가 이어졌다. 특히 취업 문제에 민감한 2030세대를 대변하는 야권의 청년정치인들이 앞 다투어 목소리를 냈다.
1988년생 정원석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배신감에 치가 떨린다"며 "채용 과정에 있어 인턴과 정규직은 전혀 다른 문제인 데, 이를 망각하고 1900여명 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선정해 다른 불평등을 양산하는 정부 행태를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1987년생 김재섭 비대위원 또한 기자회견을 열고 "채용이 이렇게 들쑥날쑥 이뤄지면 청년은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 정직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회의감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절차상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취직하려고 공부한 사람은 허탈할 수밖에 없지 않는가"라며 "당연히 그 부분에 반론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