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이재명, 서로 노골적 견제…이번엔 '배달앱'
입력 2020.06.26 04:00
수정 2020.06.26 00:54
이재명표 '공공 배달앱' 맞서
박원순표 '제로배달 유니온' 출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공배달앱'에 맞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로페이와 민간 업체들의 배달앱을 결합한 '제로배달 유니온'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자체장 출신 잠룡인 두 사람이 서로에 노골적인 견제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표적인 언택트 서비스인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등 3개 민간업체가 99%를 점유해 '독과점 횡포'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지자체들은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배달앱 개발에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5일 국회에서 페이코, 놀장, 먹깨비 등 중소형 배달앱 업체 10곳과 '제로페이 기반 제로배달 유니온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르면 9월부터 소비자들은 배달앱의 결제수단으로 제로페이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배달앱과 가맹을 맺은 소상공인 업체는 2% 이하의 배달 중개수수료로 배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중소형 배달앱 회사들이 가맹점 확보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도록, 서울시는 제로페이 가맹점을 대상으로 배달 플랫폼 가입을 안내하기로 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공공배달앱' 개발 방안을 밝혔다. 서울시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에 박원순표 배달앱과 이재명표 배달앱을 비교하는 표를 첨부했다. 일단 서비스 주체에서 박원순표 배달앱은 기존 민간 배달앱을 그대로 이용하는 반면, 이재명표 공공배달앱은 도 차원의 공공예산을 투입해 신규 앱을 만들어야 한다. 수수료 체계도 박원순표 배달앱은 0~0.2%인 반면, 이재명표 배달앱은 2.2~3%다.

박 시장과 이 지사는 설전도 여러차례 벌여왔다. 이 지사는 전날(24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박 시장 정책을 베껴 따라 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왜 이재명은 눈에 띄고 내가 한 건 눈의 안 띄느냐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 억울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개혁적이고 실험적인 정책을 펴온 것에 비해 존재감이 약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박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제로배달 유니온 MOU체결 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선진적이고 혁신적인 서울시의 정책을 지방정부, 심지어 외국의 도시들까지 따라 한다"며 "따라 하는 건 좋은 거다. 옛날에 성을 닫으면 국가가 망하고 성을 열면 흥한다는 말도 있지 않나"라고 응수했다. 자신이 이 지사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데 대해선 "코로나19 위기의 순간에 민생을 챙기고 방역을 철저히 하는 게 진정한 정치인의 길이고 리더의 길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안전망 강화 방안을 놓고도 대립했다. 박 시장은 전국민 고용보험을 역설했고,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