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기 일제히 악화…코로나19 여파 지속
입력 2020.06.25 12:00
수정 2020.06.25 08:1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 속 국내 지역별 경기가 일제히 악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 2020년 6월호'를 보면 올해 2분기 중 권역별 경기는 코로나19의 영향 지속으로 모든 권역에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 분기에 극심한 침체를 보였던 대구·경북권을 비롯해 수도권, 제주권의 경기 하락세는 다소 둔화됐다.
한은은 향후 권역별 경기에 대해 코로나19의 전개 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수도권과 충청권, 대구·경북권 및 강원권이 소폭 개선되고 나머지 권역은 보합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의 국내 상황 진정 조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향후 권역별 경기는 최근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될 경우에는 경기 하방 압력 증폭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제조업 생산은 수도권과 대구·경북권 및 강원권은 전 분기 수준의 감소세가 이어졌고 동남권, 충청권 및 호남권은 감소폭이 확대됐다. 수도권은 자동차가 완성차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디스플레이가 주요 업체의 LCD 생산시설 축소 등으로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소폭 감소했다. 대구·경북권은 자동차부품, 철강, 휴대폰 등이 대내외 수요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감소했다. 강원권은 의료기기가 대면영업 제약 및 글로벌 홍보 차질로, 유제품이 학교 휴교기간 장기화로 급식용 우유 소비량이 줄면서 각각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호남권이 소폭 증가로 전환된 가운데 나머지 모든 권역에서는 감소폭이 둔화됐다. 호남권은 코로나19 확산세 진정 및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도소매업, 숙박음심점업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수도권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항공운송이 부진했고, 대면거래 기피로 부동산업도 감소했다. 동남권은 수출입 물동량 감소에 따른 수상운송의 부진과 주요 국제행사 취소에 따른 MICE산업 부진으로 숙박음식점업이 감소했다.
소비는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 및 강원권이 소폭 증가했다. 반면 제주권은 관광업 침체에 따른 소득여건 악화로 소폭 감소했으며, 코로나19 확진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수도권과 대구·경북권은 전 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설비투자의 경우 호남권 및 제주권은 전 분기 수준에 머물렀고 나머지 권역은 감소했다. 호남권은 석유화학·정제 및 철강이 계획된 투자를 이어갔으며, 제주권은 도소매업이 온라인 배송 설비 구매로 전 분기 수준의 투자를 유지했다. 반면 충청권은 자동차 및 철강이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악화로, 강원권은 숙박업이 관광 업황 악화로 계획된 투자를 축소 또는 연기했다. 또 수도권은 반도체 제조업의 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디스플레이가 감소하면서, 동남권은 유가 급락에 따른 조선 및 석유화학·정제업의 감소로, 대구·경북권은 섬유 및 자동차부품 제조업의 부진으로 소폭 감소했다.
한편, 올해 4~5월 중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도권에서 상승폭이 크게 축소되며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나머지 권역에서는 전 분기의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됐다. 이에 대해 한은은 유가 급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떨어진 데다 고교 무상교육 확대 등으로 공공서비스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