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폐플라스틱으로 화장품·가방·의류 생산 본격화
입력 2020.06.23 12:00
수정 2020.06.23 10:58
환경부, 투명페트병만 따로 배출하는 시범사업 성과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오는 12월부터 전국 공동주택 확대
국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화장품·가방·의류 등이 본격적으로 생산된다. 고품질 재활용제품으로 재활용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국내 기업들과 협업으로 지난 2월부터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시범사업’에 따라 수거된 페트병으로 의류, 가방, 화장품병 등 고품질 재활용제품을 생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협업은 정부혁신 과제인 ‘민관협력을 위한 교류 강화’ 일환이다. 국내 기업들이 최초로 국민이 배출한 폐페트병으로 고품질 재활용제품을 생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간 폐페트병으로 만들어진 장섬유 및 의류는 전량 수입 폐페트병으로 제작(연 2만2000톤 수입 추정), 국내 폐페트 생산량 중 약 10%만 고품질로 재활용(29만톤 중 2만8000톤)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수거한 페트병으로 플리츠마마, 효성티앤씨에서 니트재질 의류 및 가방을 제작했으며, 스파클에서 방문수거한(역회수) 페트병으로 블랙야크, 코오롱에프앤씨, 티케이케미칼에서 기능성 의류를 생산했다.
에스엠티케이케미칼은 천안시에서 별도로 배출된 투명페트병으로 화장품병을 제작해 병에서 다시 병(B to B, Bottle to Bottle)을 만드는 고품질 재활용 생산도 이달부터 시작했다.
환경부는 이러한 시범사업 성과를 발전시키기 위해 수거-선별-재활용-제품생산 전단계별로 제도개선을 추진에 나선다. 수거단계에서 깨끗한 투명페트병이 모일 수 있도록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이번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 12월부터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을 전국 공동주택(아파트)으로 확대, 시행한다. 단독주택은 내년 12월부터 적용된다.
제주도, 천안시 외에 다른 지역에서 수거한 투명페트병도 고품질 재활용제품에 활용되도록 선별-재활용(재생원료생산)-재생원료가공-최종제품생산까지 민관협업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다음달부터 참여기업 공모 등을 거쳐 전단계 민관협업 창구를 구축해 새로운 재활용제품 종류를 늘리고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을 위해 시설을 개선하거나 수입재생원료를 국내재생원료로 대체하기 위해 설비투자가 필요한 경우 지원사업도 병행한다.
또 내년부터 제조사들 재생원료 사용여부에 따라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차등화하고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생산을 위해 재생원료 품질등급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러한 민관협업 확대와 제도개선은 그간 양적 재활용에 치중해 온 국내 재활용업계 구조를 질적 재활용을 위한 순환경제체제로 전환하고 국내 기업들 재생원료산업 투자 확대와 전세계 재생제품시장으로의 진출을 준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코카콜라 등 국제적인 기업들은 재생원료 사용 확대를 위한 자체 목표를 선언했다. 최근 에스티로더코리아, 헨켈코리아 등에서는 국내 재생원료로 용기생산에 착수했다.
지난 2018년 전세계 페트 재활용 시장규모는 68억 달러로 추정(섬유시장의 44.8%)된다. 재생원료 사용 확대 흐름에 따라 오는 2026년 125억 달러(한화 약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 23만7000톤(2014년 대비 5만톤 증가) 페트를 재활용했다. 그러나 대부분 부직포, 솜 등 단섬유로 재활용(55%)되고 있다. 향후 시범사업 성과와 같이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장섬유 재활용(의류 등)으로 10만 톤까지 확장 시 약 4200억원 신규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재생원료 사용 확대는 선형경제에서 순환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초석으로 이에 대한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국내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순환경제체제로 전환하도록 선제적으로 지원하고 제도개선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