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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번 주 뭐 볼까] PIPFF 방은진 위원장 연출, 사회 박성웅 주연 ‘메소드’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입력 2020.06.22 16:31 수정 2020.06.22 16:31

ⓒ(주)엣나인필름 제공 ⓒ(주)엣나인필름 제공

한 남자가 있다. 배우다. 배우 중에서도 메소드 배우, 자신이 맡은 배역의 생각과 감정에 완전히 몰입해 실물인간처럼 연기하는 배우 ‘재하’(박성웅 분)이다. 또 다른 남자가 있다. 아이돌 스타 ‘영우’(오승훈 분). 사고 친 후 공백기, 재기 무대로 연극 ‘언체인’을 택한 참이다.


극중 연극 ‘언체인’은 퀴어(동성애 소재) 작품이다. 영우가 맡은 싱어는 마크를 사랑했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원수인 월터를 마크로 착각한다. 재하가 맡은 월터는 살아남기 위해 싱어의 오해어린 사랑을 받아들이지만 결국 자신의 손으로 싱어를 죽여야 하는 운명의 기로에 놓인다.


‘메소드’는 영화 속 연극과 영화 속 실제상황을 유연하게 오간다. 재하와 월터, 영우와 싱어가 쉼 없이 교차한다. 영화를 보노라면 한 가지 상황이 더 보태진다. 재하와 월터를 연기하는 박성웅, 영우와 싱어를 연기하는 오승훈이 극중 인물, 극중 연극 속 인물과 함께 호흡하고 투쟁한다. 말했듯 ‘언체인’은 동성애 연극이다 보니 두 남자는 사랑하는데. 월터와 싱어의 사랑은 재하와 영우의 사랑으로 옮아가고, 제목처럼 ‘메소드 연기’를 펼치는 통에 박성웅과 오승훈마저 사랑에 휘말린 배역들처럼 보인다. 재하가 월터인지, 박성웅이 재하인지, 월터가 박성웅인지 미로를 헤매는 느낌이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오승훈도 마찬가지.


신인답지 않은 몰입도 있는 연기로 관객의 눈을 붙드는 오승훈은 장래가 촉망되는 배우다. 연기파 배우로 불리는 박성웅에게 밀리지 않고, 마치 싱어와 영우가 그러하듯 월터와 재하를 넘어 박성웅마저 속이는 건지 사랑하는 건지 헷갈릴 만큼 매력 있는 연기를 펼친다.


ⓒ(주)엣나인필름 제공 ⓒ(주)엣나인필름 제공

그러나 영화 ‘메소드’의 압권은 역시 박성웅이다. 박성웅이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던 누구라도 이 영화를 본다면 다시금 무릎을 칠 것이다. ‘내가 상상한 그 이상이었어!’. 첫 대본 리딩 때부터 늦는 영우를 잡아당겼다, 밀어냈다, 감았다, 풀었다 하며 배우로 만들어간다. 자전거 타는 박성웅, 퀴어 연기를 하는 박성웅도 신선하지만 그의 내적 파워를 보여 주는 장면들은 역시 메소드 연기로 월터를 소화하는 재하인 순간이다.


‘시간 좀 지키자, 선배한텐 인사 좀 하고’

‘(영우의 눈을 가리며) 싱어, 난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지’

‘지금 모두 침묵을 듣고 있지. 연극에서 침묵은 잠깐 관심을 끌 수 있어도 절대 오래 못 가. 긴장감이 금방 사라져 버리니까. 그래서 매 순간 섬광 같은 스파크가 필요한 거야. 우리가 진정으로 채워야 할 것들!’


글로는 전할 수 없는 전율이 순간, 또 순간 우리를 엄습한다. 더 자주 보고 싶은 배우, 오승훈과 함께여서 시너지효과가 크다. 직접 보고 싶다면 ‘티빙’ ‘왓챠플레이’, OTT 안에서 만나 보자. 극장에 가기 두려운 당신도 누릴 수 있다, 짜릿한 연기가 주는 쾌감을. 그런데 왜 갑자기 ‘메소드’인 거냐고. 지난 19일 밤 제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개막식을 보노라니 집행위원장 방은진이 연출하고, 사회를 본 박성웅이 주연을 한 2017년 작품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비록 당시엔 2만 6000명밖엔 관람하지 못했지만 늦지 않았다, 이번 주에 만나 보자.

홍종선 기자 (dunasta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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