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레알전 퇴장’ 초조한 이강인, 더 멀어지는 발렌시아 중심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0.06.19 10:32 수정 2020.06.19 15:32

레알전 교체 출전 10여분 만에 퇴장 명령

제한된 기회 속 조급함과 의욕 과잉이 빚은 무리수

이강인 ⓒ 발렌시아 SNS 이강인 ⓒ 발렌시아 SNS

이강인(19·발렌시아)이 모처럼 출전한 경기에서 13분 만에 퇴장 당했다.


발렌시아는 19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알프레드 디 스테파노서 펼쳐진 ‘2019-2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9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의 원정경기에서 0-3 대패했다. 퇴장으로 팀에 악영향을 미친 이강인은 최저 평점(후스코어드닷컴 4.8)을 받았다.


이날 경기는 레알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유소년 팀이 사용하는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구장(6000명 수용)서 열렸다. 이곳에서도 발렌시아는 레알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토니 크로스-에당 아자르가 이끄는 공격에 밀린 발렌시아는 경기 내내 고전했다. 골만 내주지 않고 버티던 발렌시아는 벤제마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26분에는 아센시오에 당했다.


0-2 끌려가던 발렌시아는 후반 31분 마침내 이강인을 교체 투입했다. 이강인이 실전 경기에 투입된 것은 지난 2월22일 레알 소시에다드전 이후 처음이다. 프리메라리가 재개 후 첫 경기에서 교체카드를 4장이나 쓰면서도 벤치에만 머문 이강인으로서는 레알 마드리드라는 ‘거함’과의 경기를 통해 이름값을 드높일 기회를 잡았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44분 하프라인에서 라모스의 볼을 빼앗으려다 서너 차례 발길질을 했다. 오른발로 라모스의 허벅지 쪽을 찬 뒤 왼발로 라모스의 발을 걷어찼다. 이강인의 거친 플레이에 라모스와 레알 선수들은 격분했고, 주심은 달려와 휘슬을 불며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명백한 파울이지만 이강인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다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수적 열세 속에 발렌시아는 후반 추가시간에도 골을 내주며 0-3으로 크게 졌다.


발렌시아 이강인. ⓒ 뉴시스 발렌시아 이강인. ⓒ 뉴시스

꼬인다. U-20 FIFA 월드컵에서 ‘막내형’으로 불리며 골든볼의 주인공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입지가 너무 좁다. 팀 역사상 최연소 데뷔전, 최연소 외국인 득점 등을 기록한 이강인의 풍부한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발렌시아도 당장의 활용법은 찾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된 사이 ‘벌크업’하며 피지컬 약점까지 보완한 이강인으로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냉정하게 평가했을 때, 발렌시아에서 현재의 이강인은 뛸 자리가 없다. 재개 후 첫 경기에서도 이강인의 현 위치는 재확인됐다. 이강인의 방향 또한 더 확실해졌다. 성장이 필요한 시기에 벤치에 묶인 이강인도 이를 알고 있다. 오는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발렌시아를 떠나 주전으로서 더 많은 시간을 뛸 수 있는 팀으로 가고자 한다.


현재로서는 그나마 얻는 제한적인 기회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뽐내는 방법 밖에 없다. 떠나더라도 좋은 상태와 분위기를 만들어야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빅클럽’ 레알 마드리드전 교체 출전은 이강인에게 매우 소중한 기회였다. 하지만 ‘빨리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초조함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의욕 과잉이 이강인으로 하여금 무리한 플레이를 하게 했다. 결국, 레알전이라는 소중한 기회는 최악의 기억으로 남게 됐다. 팀도 무기력하게 져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희망도 꺼져가고 있다. 발렌시아의 중심에서 점점 멀어지는 이강인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