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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율조사, 왜 신뢰할 수 없는가?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06.18 09:00 수정 2020.06.15 15:56

현재 집권당 지지하는 사람들 과대 표집되는 현상 있어

지지율, 표본이 유권자 집단을 잘 대표하도록 추출 되어야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요즘 우리나라는 여론조사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매주 발표되는 대통령 지지율부터 정당 지지율, 나아가 사회적인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여론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정부와 정당들은 그러한 여론조사의 결과가 마치 국민들의 뜻인 양 왜곡하며 그럴듯한 설명을 덧붙여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론조사 결과가 왜 신뢰할 수 없는지 정당 지지도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분석해 보기로 한다.


지난 6월15일 발표된 한국갤럽 정당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42%, 미래통합당 18%로 발표하였다. 같은 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42.3%, 미래통합당 27.9%로 발표됐다. 표본의 수는 한국갤럽 조사는 1000명을 조사하여 95% 신뢰수준하에서 최대 허용오차는 ±3.1% 이고, 리얼미터는 2514명 조사로 95% 신뢰수준하에서 최대 허용오차는 ±2.0% 이다. 즉 미래통합당의 실제 지지율이 갤럽조사 결과에서는 14.9∼21.1(%) 사이에 있다는 주장이고, 리얼미터의 경우는 25.9∼29.9(%) 사이에 있다는 주장이다. 두 조사가 동일 시점에 조사되었지만 최대 허용오차를 적용해도 두 조사 결과가 중첩되는 구간이 전혀 없다.


상식적으로 특정시점(6월 2주차)에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은 20%건 30%이건 어느 특정한 값이어야 한다. 따라서 통계적으로 볼 때 두 조사 중에서 하나가 틀렸던가 아니면 두 조사 모두 틀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결과가 왜 나타나는가? 그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두 조사의 조사 방법의 차이라고 이야기 한다. 즉 한국갤럽은 면접조사이고 리얼미터는 ARS 조사 방식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표본의 대표성에 있다. 유권자 4200만명 중에서 1000명을 표본으로 추출하여 조사할 때, 표본으로 추출된 사람들이 전체 유권자의 성향을 잘 대표해야 한다. 그런데 응답률이 한국갤럽에서 12%(8333명 중에서 1000명 응답)이고,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4%(6만2744명 중에서 2514명 응답)이었다.


즉, 전화가 연결된 유권자들 중에서 한국갤럽은 88%, 리얼미터의 경우는 96%의 유권자들이 응답을 하지 않거나 거부하였다. 만약 어떤 특정 성향(보수 또는 진보)을 가진 사람들이 응답 거부를 더 많이 하였다고 하면 표본이 전체 유권자를 대표한다고 할 수 없다.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000명 대상으로 지난 19대 대선투표 성향을 조사하였는데, 문재인 537명, 홍준표 108명, 안철수 81명 등과 같이 응답하였다. 그런데 전체 유권자들(투표자가 아닌) 중에서 후보별 득표율은 문재인 31.7%, 홍준표 18.5%, 안철수 16.5% 이었다. 즉 문재인 후보를 찍은 사람들이 69%나 과대 표집되었고, 홍준표나 안철수를 찍은 사람들은 과소 표집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일반적으로 현재 집권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성향이 있다. 따라서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나 집권당의 지지율이 실제보다 높게 조사되고 있다. 이렇게 집권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과대 표집되는 현상은 지난 20대 총선 전후 여론조사에서도 볼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도 20대 총선 가까이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갤럽과 리얼미터 모두 당시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40% 내외이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갤럽은 20% 내외, 리얼미터는 30% 내외이었다. 즉 두 기관 모두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 거의 동일하다. 단지 두 정당의 위치만 바뀌었을 뿐이다. 참으로 흥미로운 결과가 아닌가?


그렇다고 하면 현재 각 정당의 지지율은 어떻게 추정할 수 있을까?


전체 유권자들에 가장 가까이 조사한 결과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각 정당의 득표율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총 투표자 2912만1467명 중에서, 지역구 득표율은 더불어민주당 49.9%. 미래 통합당 41.5%이었다. 그리고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은 미래한국당 33.84%, 더불어시민당 33.35%, 정의당 9.67%, 국민의당 6.79%, 열린민주당 5.42% 이었다. 각 정당의 비례대표 득표율이 정당 지지율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더불어민주당 33.35%, 미래통합당 33.84%가 실제 정당 지지율에 가장 근접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더불어 민주당의 지지율은 열린민주당 지지율을 포함하면 38.77%가 된다.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의 지지율을 제대로 조사하기 위하여서는 표본이 유권자 집단을 잘 대표하도록 추출 되어야 한다. 특히 응답 거부자들이 왜 응답 거부를 하는지 추적 조사를 해야 하며, 특정 성향 유권자들이 과대 표집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여론조사 기관 편의성만 고려하여 편향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 결국은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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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통계학박사)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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