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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장르물 명가' 영광은 어디로…흔들리는 OCN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입력 2020.06.15 16:16 수정 2020.06.16 08:29

최근 작품 시청률·화제성 부진

비슷한 장르 식상하다는 비판

'번외수사' 포스터.ⓒOCN '번외수사' 포스터.ⓒOCN

'장르물의 명가'라는 칭호가 무색해졌다. OCN의 최근 작품들이 시청률, 화제성 면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시청자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단단한 시청자층을 구축했던 OCN만의 색깔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OCN은 지상파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소재로 중무장한 장르물을 선보였다. 이들 장르물은 인기에 힘입어 시리즈로 이어졌다. '뱀파이어'를 주인공으로 한 '뱀파이어 검사'는 시청률 1%대에도 탄탄한 팬덤을 이루며 시즌2까지 이어졌으며, 시즌3 격인 '뱀파이어 탐정'도 방송됐다.


수사물의 명작으로 꼽히는 '특수사건 전담반 TEN'은 시즌2까지, '신의 퀴즈'는 지난해 리부트 편까지 방송되며 인기를 끌었다. 나쁜 놈들이 악을 처단하는 콘셉트의 '나쁜녀석들'은 영화로까지 제작됐으며, OCN 최고 시청률(7.1%)을 보유한 '보이스'는 시즌3까지 제작되며 OCN 대표 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리메이크를 맛깔 나게 한 '라이프 온 마스'와 과거와 현재를 오간 촘촘한 수사물 '터널' 등도 수작으로 꼽힌다.


'손 더 게스트' 포스터.ⓒOCN '손 더 게스트' 포스터.ⓒOCN

OCN의 강점은 신선한 소재와 영화 같은 연출이었다. 2016년 방송한 '38사기동대'는 세금 체납 징수 공무원을 소재로 사회 부조리를 들춰내 공감을 얻었고, 2018년 방송한 '손 더 게스트'는 한국판 엑소시즘 드라마의 가능성을 열며 밤 11대 드라마인데도 시청률 4%대를 기록하며 사랑받았다. '구해줘'는 사이비 종교를 다뤄 시즌2까지 방송, 차별화된 재미를 줬다. 지난해 여름 방송한 웹툰 원작의 '타인은 지옥이다'는 잔혹하다는 평가를 얻었지만, 영화 같은 연출로 화제를 모았다.


잘 나가던 OCN 드라마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10월 방송한 '모두의 거짓말'을 시작으로 올 초 방송한 '본 대로 말하라', '루갈', 그리고 현재 방송 중인 '번외수사'를 내놓았지만 시청자 반응은 미지근하다. '모두의 거짓말'과 '본 대로 말하라'는 모두 각각 사연 있는 주인공들을 내세웠지만 그간 봐왔던 형사, 스릴러물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루갈'은 인간병기라는 신선한 소재였지만 어설픈 완성도로 유치하다는 비판을 얻었다.


차태현의 안방 복귀작 '번외수사'은 기존 형사물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다. 시청률은 2~3%대를 오가며, 다른 OCN 드라마와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시청률이 낮아도 화제성 만큼은 최고였던 OCN으로서는 아쉬운 상황이다.


OCN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장르물의 범람에 있다. OCN이 각광받은 건 지상파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장르물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지상파 역시 신인 창작자들을 무기로 장르물을 만들고 있고,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는 TV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소재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여기에 소재의 자기복제도 한 몫한다. 이는 이미 몇 해전부터 지적당한 내용이다. 미성년자 범죄, 납치, 살인 등의 내용이 이전 작품들과 큰 차이 없이 나오고 있다. 앞서 언급한 타 방송사와도 겹치면서 식상함을 배가시킨 셈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여러 플랫폼의 장르물이 넘쳐나면서 시청자들이 OCN의 웬만한 장르물은 식상하게 느낀다"며 "장르물이라는 '장르'에 국한되기보다는 이야기를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고 전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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