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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렵다는 야구 규칙의 끝판왕 ‘보크가 뭐길래’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06.12 08:15
수정 2020.06.12 13:42

LG 김대현, 멈춤 동작없이 투구해 보크 논란

수많은 야구 규칙 중에서도 판단 어려운 항목

보크 논란에 휩싸인 LG 김대현. ⓒ 뉴시스

치열한 접전으로 전개된 LG와 SK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보크 논란이 발생했다.


SK는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3-4 역전패했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지점은 7회초 SK 공격 때 발생한 보크 판정 여부였다.


당시 SK 타자 제이미 로맥은 2사 만루 상황을 맞이했고, 아쉽게도 김대현과의 승부에서 3구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하지만 로맥은 헛스윙한 뒤 곧바로 주심에게 김대현의 투구 동작이 보크라며 강력히 어필했고, 이에 염경엽 감독도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투구폼 제스처까지 취하면서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보크란 무엇일까.


보크는 ‘루상에 위치한 주자들의 주루 플레이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하는 투수들의 기만행위’를 뜻한다. 즉, 주자들은 루상에서 주루 플레이에 대한 권한을 얻게 되는데, 만약 보크 규정이 없다면 투수들은 온갖 속임수로 주자의 발을 베이스에서 아예 떼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다만 보크는 야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 심지어 심판들마저 판단하기 매우 어려운 규정으로 통한다. 그 어렵고 복잡한 야구 규칙 중에서도 보크가 단연 ‘끝판왕’이라 불리는 이유다.


KBO 공식야구규칙 ‘6.02 투수 반칙행위-보크’에 따르면, 크게 13가지 동작들을 보크로 규정하고 있다.


SK 측에서 항의한 김대현의 동작은 13번째 항목인 ‘투수가 세트 포지션으로 투구할 때 완전히 정지하지 않고 투구하였을 경우’에 해당한다.


보크는 주심을 비롯해 각 루에 위치한 다른 3명의 심판들도 선언할 수 있다. 그럼에도 4명의 심판 모두 보크를 선언하지 않았다. 김대현의 세트 포지션 동작에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한 셈이다. 게다가 보크는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SK는 판정 번복의 기회도 마련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대현의 세트 포지션 동작은 추후에도 문제가 될 소지가 분명히 있다. 2년 전인 2018년에는 이번과 같은 상황에서 보크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대현은 그해 두 차례 보크를 저질렀다.


가장 유명한 논란은 2011년 LG와 한화 경기에서 나온 임찬규의 보크다. ⓒ 뉴시스

한편, KBO리그 역사에서 보크로 승패가 엇갈린 경우는 제법있다.


지난해에는 두산 배영수가 SK와의 경기서 KBO리그 최초 ‘무 투구 끝내기 보크’를 범한 바 있다. 배영수는 현역 시절 13번의 보크를 지적받았고, 이는 KBO리그 역대 최다 기록으로 남아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역시나 2011년 6월 LG와 한화의 경기에서 나온 임찬규의 보크 논란이다. 당시 9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한화 정원석이 홈스틸을 시도했고, 이에 놀란 임찬규가 황급히 홈으로 공을 던져 아웃을 이끌어냈다.


한대화 감독을 비롯한 정민철 코치 등은 투구판을 밟고 투구를 시작한 임찬규가 발을 빼고 공을 던져 보크라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리플레이 확인 결과 임찬규의 동작은 보크가 명백했고, 이에 KBO는 이튿날 상벌위원회를 열어 보크를 잡아내지 못한 4명의 주심들에게 9경기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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