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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은 '공부중'…"기본소득 이어 선제적 담론 제시하겠다"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0.06.11 13:57 수정 2020.06.11 14:51

각종 공부모임·정책 세미나 활발…김종인 강조 '혁신' 주제 다뤄

'기본소득' 이어 포스트 코로나 선제적 담론 제시로 주도권 확보

'반짝 효과' 막고 적극적인 당 정책 반영 시스템 확보 필요성 제기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 공부 모임에 참석해 강의 전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 공부 모임에 참석해 강의 전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 전반에 학구열이 들끓고 있다. 총선 패배 이후 당의 쇄신과 혁신, 체질개선을 제1의 목표로 삼고, 탄탄한 역랑을 기반으로 삼아 이를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다. '기본소득', '전일보육제' 등 정치권 아젠다 싸움의 주도권을 가져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에 발맞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담론 정립 과정에서 한 발 앞서나가겠다는 복안으로 관측된다.


21대 국회 개원에 맞춰 통합당 내에서는 다양한 공부모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초선들 위주의 공부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초심만리'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정치개혁을 목표로 김성원·김웅·이양수 의원이 주축이 된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 '삼정(三政) 개혁'도 활동 중이다.


'명불허전 보수다'는 21대 국회 개원 전인 지난 달부터 관계자들과 비공개 모임을 이어오며 꼼꼼한 준비 과정을 거치며 틀을 만들었다. 이후 국회의원 임기 시작과 함께 공개 모임으로 전환해 첫 강사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두 번째 강사로 박형준 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초청해 선배들의 경험과 가르침을 전수받았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꺼낸 '기본소득' 화두가 온 정치권을 뒤흔들어 놓기도 했다.


'초심만리'는 박수영·전주혜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아 진행하고 있는 공부모임이다. 매주 한 명의 의원이 발제를 하고 이 주제에 관한 심도 깊은 토론을 진행한다. 첫 발제자로 공동대표인 박수영 의원이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의 개혁 방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모임에 참석한 한 초선 의원은 1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우선 분위기가 좋다. 자연스럽게 활기가 돈다"며 "모든 초선들이 설레임만큼 부담감도 갖고 있지 않겠나, 이렇게 서로 모여 함께 현안을 공부하고 당의 발전 방향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과정 자체가 당 전체에 플러스 알파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 믿는다"고 언급했다.


이종배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정책위 주최 제2주차 ‘사이다’ 정책세미나 ‘지속 가능 국가재정 어떻게 지키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종배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정책위 주최 제2주차 ‘사이다’ 정책세미나 ‘지속 가능 국가재정 어떻게 지키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공부모임과 함께 다양한 분야의 담론을 주제로 한 정책 세미나도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있다.'사'회문제와 '이'슈를 '다'함께 해결하겠다는 의미로 이름 붙여진 '사이다' 정책세미나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이날도 박형수 전 조세재정연구원장을 초청해 '지속가능 국가 재정! 어떻게 지킬 것인가? 현미경 예결산 심의'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세미나에 참석해 "올해 적자국채 발행이 70조원이 넘어섰다. 국가부채가 800조원을 넘어서고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하면 850조원 가까이 되는 것"이라며 "빠르게 늘어나는 적자 국채를 안고 과연 지속 가능한 국가 재정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당 과학방송통신위원회와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은 '데이터청' 설립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예고하기도 했다. '데이터청'은 김종인 위원장이 기본소득 외에 플랫폼노동자 처우 개선, K-헬스케어, 리쇼어링 등과 함께 내어 놓은 혁신 방안인 데이터청 설립 과정의 일환이다.


이러한 각종 모임의 활성화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과 함께 한 때의 '반짝 효과'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이들 모임으로부터 탄생한 참신한 아이디어와 목소리들이 당의 혁신 방향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확고한 시스템 구축에 힘써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지난 20대 국회 개원 초반에도 초선 중심으로 당 혁신을 위해 힘을 합쳐 보자는 취지로 여러 모임을 가졌었지만, 탄핵 파동 등이 터지며 유명무실해졌던 경험이 있다"며 "회기 중·후반부에도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언론의 관심이나 참석자들의 의지 면에서 동력 자체가 잘 발생하지 않더라"고 돌아봤다.


다만 '김종인 비대위'가 안정적으로 당에 안착하는 과정에 있는 지금과는 당시의 상황이 다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직접 앞장 서 쇄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라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전날 당내 초선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여러 모로 혁신에 대한 절박함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당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이들 모임을 보다 더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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