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석이 아쉬운 야권, 김종인·안철수 협업 이룰 수 있을까
입력 2020.05.29 00:10
수정 2020.05.29 05:11
177석 거대여당 맞서 범야권도 결집 필요성 목소리
관계 회복 여부 주목…김종인, 최근 안철수 평가절하
"변수는 '계기'…대여투쟁 과정서 단일대오 가능성 있어"
우여곡절 끝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지만 177석 거대여당을 상대해야하는 103석의 미래통합당은 험난한 행보를 앞두고 있다는 평가다. 자연스럽게 범(汎)야권으로 분류되는 국민의당과의 협업이 예상되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껄끄러운 관계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4·15 총선 이후 정치권 안팎에서는 통합당과 국민의당의 연대설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제는 합당이 기정사실화됐지만,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형제정당 미래한국당(19석)과 국민의당(3석)이 교섭단체를 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공공연히 언급되기도 했다.
다만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21대 국회 개원 전 합당이 성사되고 통합당의 새 지도체제로 '김종인 비대위'가 들어서며 다소 변화된 기류가 감지된다.
우선 김종인 위원장과 안철수 대표의 관계가 껄끄럽다. 둘은 안 대표가 갓 정계에 입문했을 당시만 해도 김 위원장이 '안철수의 멘토'라 불리는 등 가까웠던 적이 있었지만,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안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며 설전을 주고받은 경험이 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김 위원장이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안 대표의 부탁을 받아들이며 관계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 다만 김 위원장은 총선 이후 안 대표를 향해 '유통 기한 만료'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평가절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김 위원장과 안 대표가 당장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그림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28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과 안 대표의 사이가 그렇게 원만한 편이 아니고, 각자의 지지층도 서로 감성이 다른 상황이다. 단기간에 붙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단, 변수는 '계기'이다. 20대 국회의 패스트트랙 법안들처럼 야당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아젠다가 제시될 경우, 대여투쟁 과정서 급속히 거리감이 좁혀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정치는 생물이라 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실제 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최근의 각종 정치 현안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저에 깔려 있는 현실적인 거리감만 극복할 수 있다면 양 당이 힘을 모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정책적 토대는 마련되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최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쉽지 않겠지만 야권 전체의 혁신도 추구하고 있다. 당 혁신위원회에서도 야권의 혁신적 재편에 대한 비전과 구상에 대해 끊임없이 논의하고 있다"며 "야권을 중심으로 변화의 흐름을 가져올 거라고 기대한다"고 협업의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