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나홀로 즐기는 핀테크 축제…체험 어려운 온라인 한계 아쉬워
입력 2020.05.28 17:10
수정 2020.05.28 18:12
전년비 3배 늘어난 150여개 부스 배치…온라인 채용설명·보이스피싱 체험
현실 체험 쉽지 않은 온라인 상 한계…소통 없는 일방향 정보제공 ‘아쉬움'
“안녕하십니까, 2020년 제2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언제 어느 장소에서 방문하더라도 메인화면 중앙에 자리잡은 은성수 위원장이 건네는 인사를 볼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된 국내 최대 핀테크 축제 ‘2020 코리아 핀테크 위크’의 모습이다. 첫날에만 2000여명의 관람객으로 북적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박람회가 펼쳐지면서 볼 수 있는 다소 고요하고도 생경한 풍경이다.
28일 금융위원회와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주최로 ‘2020 제2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가 본격 개막했다. 3일 간의 일정으로 열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별도의 폐막이 없는 오픈런 형식으로 운영된다. 또 서울 동대문 DDP를 방문해 관람할 수 있었던 전년도 행사와 다르게 올해는 별도의 박람회장이 없다. 대신 온라인 홈페이지(www.fintechweek.or.kr/2020)에 접속해 관람할 수 있다.
전년비 3배 늘어난 150여개 부스…온라인 채용설명·보이스피싱 체험도 가능
이날 '핀테크를 통한 개방형 혁신'이라는 주제로 열린 박람회에서 처음 공개된 온라인 전시관은 실제 오프라인 박람회를 그대로 재현했다. 총 6개 전시관에서 전년 대비 3배 규모인 150여개 부스가 설치돼 디지털 콘텐츠가 전시됐다. 또한 실제 비즈니스의 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투자자-기업 및 기업 간 매칭 지원을 위해 기업별 문의창구도 개설됐다.
이중 금융핀테크관에는 주요 시중은행, 카드사, 증권사, 보험사 등 23곳이 참여해 자신들의 주력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했다. 은행권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IBK기업은행으로, 부스 접속 시 IBK기업은행 내부 전경이 한눈에 펼쳐짐과 동시에 이용자 스스로 가상공간을 이동해 인포소닉과 탱커 등 IBK퍼스트랩 소개를 받는 VR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카드사는 핀테크 기반의 간편결제 서비스(신한카드 페이스페이)나 고객들의 소비성향 분석을 통한 플랫폼(국민카드 리브메이트 3.0/현대카드 소비케어) 등을 앞세워 저마다의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다양한 핀테크 업체들도 참여했다. 핀테크스케일업관에서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를 비롯해 빅밸류, 페이먼트, 8퍼센트, 뱅크샐러드(레이니스트)를 만나볼 수 있고, 빅테크관에서는 NHN페이코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대해 확인할 수 있다. 페이코 측은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계좌현황 및 거래내역 등 96개 항목의 금융정보를 앱을 통해 간편 조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이나 핀테크기업 구직 희망자라면 '채용관'을 통해 금융권 내 다양한 채용정보와 꿀팁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금융회사와 금융유관기관, 핀테크기업 등 총 35개 기업 인사담당자가 영상을 통해 채용정보와 핀테크 부서 업무 및 인재상에 대한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일부 핀테크기업은 박람회 홈페이지 채용관 내에서 이력서를 접수받아 서류전형을 진행하고 개별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년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사례도 체험해 볼 수 있다. 보이스피싱 체험관에 방문하면 대출빙자와 통장판매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등 다양한 유형의 보이스피싱 실제 통화녹음본 청취가 가능하다. "일단 끊고 다시 연락드리겠다"거나 "나이도 어리신데 다른 좋은일 찾으시라"며 사기범에게 단호하게 대처한 일반 시민들의 판단력과 용기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현실 체험 쉽지 않은 온라인 상 한계…소통 없는 일방향 정보제공 ‘아쉬움'
이처럼 국내 핀테크·금융의 현재와 미래 등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됐지만 온라인 박람회의 특성상 아쉬운 점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관람객들이 다양한 핀테크 및 금융회사 부스에 직접 방문해 즐기며 새로운 핀테크 기술을 접했다면 올해에는 대부분 소개영상과 글 위주로 구성돼 있어 핀테크 혁신을 하나하나 몸소 체감하기는 쉽지 않았다.
또 현장에서 관계자들과 실시간으로 묻고 답하는 등 소통할 수 없다는 점도 아쉽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온라인이라는 접근 채널의 한계 상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즐기기 쉽지 않다는 점 역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지난해의 경우 행사가 개최된 3일을 각각 비즈니스·청춘·패밀리데이로 구성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저마다 관심있는 혁신금융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어 더욱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한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이번 온라인 박람회 역시 새로운 '혁신실험' 중 하나라는 측면에서 '코리아 핀테크 위크'와 맥을 같이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예년에 비해 눈에 보이는 열기가 그리 뜨겁지는 않지만 다방면의 유용한 콘텐츠들이 곳곳에 마련돼 있는 만큼 '숨은 보물찾기'하듯 일상 속 금융혁신을 한번쯤 경험해 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