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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⑩] 박정현도 놀라게 한 ‘싱어송라이터 유라’의 목소리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5.27 13:09
수정 2020.08.05 15:23

공일오비-카더가든-박정현이 '픽'한 후배 싱어송라이터

"내 가치 잘 간직하고 표현하는 아티스트 되고 싶어"

ⓒ유라

“기계로 목소리를 만졌을 거라고 생각했다”


가수 박정현은 후배 싱어송라이터 유라의 목소리를 이렇게 표현했다. 2018년 싱글 ‘마이’(my)로 데뷔한 유라는 그만큼 유니크한 보컬 색을 가진 가수다. 오해를 살 만큼 독특한 음색을 가진 것은 물론, 곡을 쓰는 능력도, 가사를 붙이는 것에도 선배 가수들을 놀라게 할 만한 실력을 가졌다.


2018년 방송됐던 SBS 예능프로그램 ‘더 팬’에 출연해서도 자신의 자작곡으로 심사위원을 매료시켰고, 여러 차례 극찬을 받았다. 그의 노래를 들은 사람이라면 쉽게 잊지 못하는 목소리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데뷔 이전 박정현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참여하고, 카더가든은 2019년 유라의 EP ‘B side’의 더블타이틀곡이었던 ‘깜빡’의 멜로디를 듣자마자 피처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코스믹보이, ‘고등래퍼3’ 강민수, 기리보이, 웨이체드, 공일오비(015B) 기린 등과 호흡을 맞췄다.


- 음악을 업으로 삼겠단 생각을 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대 초반에 취미로 작곡을 배워 볼까 생각했어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가수의 꿈도 같이 키우게 됐네요. 막연한 꿈만 갖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기획사 오디션도 보고, 이것저것 부딪히다가 작은 작업실을 얻어서 데모를 만들었죠. 좋은 분들을 만나서 작업도 하게 되고 SNS나 사운드클라우드에 그 과정들을 간간이 올리게 됐어요.


- 데뷔 전부터 많은 선배들의 러브콜이 있었죠?


창피하지만 나름 저만의 매력이 있어서이지 않을까요? 하하. 공일오비, 카더가든, 기리보이, 박정현 등 저에겐 전부 소중해요. 아주 감사하고 행복한 경험이죠. 전부 제 것보다 더 열심히 했어요.


- 특히 박정현 씨와는 더 각별한 것 같습니다. “(목소리를)기계로 만진 줄 알았다”고 극찬까지 했는데요. 박정현 씨는 어떤 선배인가요?


음악처럼 멋지고 큰 산 같은 선배님이세요. 실제로 뵈면 특유의 아우라가 압도적이에요. 항상 웃으면서 반겨주셨어요. 따뜻하고 정말 멋지세요.


- 박정현 씨의 추천으로 SBS ‘더 팬’에 출연했는데, 인상 깊었던 심사위원의 코멘트가 있었나요?


네 분(유희열, 보아, 이상민, 김이나) 다 좋으셨어요. 그중에서도 저는 보아 선배님께서 ‘수영해’ 무대에 해주신 코멘트가 짜릿한 경험으로 남았어요.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제 무대에서 날아다니겠는데’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행복은 도피여야해' 앨범커버

- 26일 발매된 신곡 ‘행복은 도피여야 해’ 이야기를 해볼까요?


2년 전에 만든 곡이에요. 그 당시에는 정말 말 그대로 혼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럴 수 없는 상황들이 많았어요. 이기적인 사람들에게서 도망가고 싶었고,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었어요. 그 감정들이 담긴 것 같네요.


- 그 감정들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요?


가장 중요한 건 내 스스로가 나를 인정해주고, 예뻐해 주고, 지켜주자고…. 그러면 그 누구보다 행복해질 수 있다고요!


- 노래의 만듦새를 보면, 사운드가 굉장히 다채로워요.


편곡 해주신 유턴과의 호흡이 좋았어요. 편곡 전에는 좀 단조로워서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요청했는데 역시 풍성하고 다채롭게 표현해 주셨어요.


- 역시 노래를 만들 때 사운드에 가장 집중하는 스타일인가요?


사운드도 물론 중요하지만, 저는 가사 쓰는 일에 더 집중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에게는 가사를 쓰는 것이 더 수월하다 보니 아무래도 그쪽에 집중도를 조금 더 올려놓는 게 아닐까 싶어요.


- 가사 작업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 있다면요?


늘 생각 하고 있는 나 자신이기도 하고 상황, 계절 등 눈에 보이고 느껴지는 모든 시간들이 모티브에요.


-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독특한 것 같아요.


저는 진짜 잘 모르겠는데(웃음). 사실 ‘정신이 없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고 살았어요. 사람들이 종종 특이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사실 그냥 생각이 많아서 버퍼링이 느린 거예요. 제가 이것저것 관찰 하는걸 좋아해요. 담아두는 게 버거 울 때도 있는데 복이려니 해요. 하하.


- 스스로 생각하는 내 음악에 대한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요?


완벽에 기준은 각자 다른 것 같아요. 누군가 노트북 캠으로 찍어서 올리는 유투브 커버곡을 하루 종일 들을 때도 있고, 바닥만 보고 초점 없이 노래하는 가수가 매력이 있을 때도 많거든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저도 완벽에 기준이 뭔지 정말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제 음악을 사랑해요.


ⓒ'행복은 도피여야 해' 티징 이미지

- ‘행복은 도피여야 해’ 티저 영상 소개도 해주세요.


출연 및 티칭해주신 단장님 해로 씨가 멋진 안무를 만들어 주셨어요. 첫 연습 때 제가 몸을 쓰는 것을 보시고 잘 맞게 짜주셨어요. 신기했던 건 제 습관(손톱이나 입술을 무는)을 파악해서 만들어주신 안무도 있었고, 제가 몸을 쓸 때 상반신이나 손을 꿀렁(?)거리는 특징이 있는데 그걸 캐치해서 만들어 주셨어요. 제 독무 이외에 해로, 버드민 님 두 분 모두 ‘행복은 도피여야 해’에 맞춰 프리스타일 안무도 해주셨어요. 현장에서 정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말하고 싶어요. 함께 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답니다!


- 티저에서 보여준 춤 선이 아마추어 같지 않아요. 원래 춤을 췄나요?


어릴 때 재즈댄스, 현대무용, 발레 모두 조금씩 했어요. 완전 욕심만 많고 끈기가 없었죠. 하지만 중1때 발레 학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현대무용은 제가 제일 잘했던 것 같아요. 하하.


- 단순히 곡을 만들고 가사를 쓰는 것을 넘어 기획, 제작, 편집까지 직접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야 말로 ‘멀티’네요.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관찰하고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배워온 게 많아요. 그리고 따분한 말이지만 ‘인터넷이 선생님’이에요. 전부 다 잘하고 싶네요.


- 어떤 아티스트가 되었으면 할까요.


제 가치를 잘 간직하고 표현했으면 좋겠어요.


- 앞으로 활동 계획도 궁금합니다.


이번 해는 잠가뒀던 신곡들을 모두 내놓고 싶어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얼른 해결돼서 팬들을 만나고, 노래하고 싶어요. 또 못해보았던 재밌는 일들도 많이 하고 싶네요.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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