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빼고 오르는 집값…금리인하‧토지보상금 방아쇠 되나
입력 2020.05.27 06:00
수정 2020.05.26 22:42
강북권 상승세에 서울 집값 0.03% 상승 전환…“하방압력 낮아져”
금리인하‧30조 토지보상 영향 있겠지만, 급격한 변화 가능성은 적어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집값 상승 여부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쪼그라들었던 소비심리가 일부 회복되는 상황 속에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주간 변동률은 서울은 0.03%를 기록했다. 하락세를 이어오다 전주 보합을 기록한 이후 소폭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강남구(-0.09%), 양천구(-0.02%), 송파구(-0.01%), 서초구(-0.01%) 등 강남3구를 중심으로 하락한 반면, 광진구(0.18%), 노원구(0.12%), 성북구(0.11%) 등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지역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세계 경제 악화로 빠른 시일 내에 매매시장이 활기를 띠기는 어렵겠지만, 종부세 부담 완화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집값 하방압력이 미약해진 분위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가운데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숨을 죽인 채 지켜보는 모양새다.
관련 업계에 의하면 오는 28일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인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사상 첫 0% 금리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지난달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24.3% 감소하는 등 코로나19 여파로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예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반면 이미 역대 최저 수준인 점을 감안해 동결에 그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 규제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계속 하락했지만 일부 급매물이 거래된 이후 하락폭이 다소 주춤해지는 양상이다”며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도 예상되면서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효과와 정부 규제가 서로 충돌하고 있어 수요자들은 방향성 탐색을 위한 관망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내 진행될 예정인 3기 신도시 토지보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토지보상금으로 시장에 30조원 이상이 풀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5일 부천대장의 지구지정이 완료되면서 3기 신도시 5곳을 포함해 22곳에 총 24만가구의 지구지정이 마무리 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토지보상금 관련 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시중에 풀린 토지보상금이 다시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 현금보다는 대토보상이나 리츠 등의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직은 집값 상승 전환이 미약한 수준이긴 하다”며 “다만 추가 금리인하나 토지보상금 등이 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하고 고강도의 부동산 규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고 해도 급격한 집값 상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며 “한편으로 0% 금리 상태에서 추가로 금리가 인하된다면, 시장이 이만큼 어렵다는 것에 대한 시그널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