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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유탄 맞은 증권사...2분기는 각개 약진?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0.05.20 05:00 수정 2020.05.20 05:18

2분기 부동산 PF·IB 리스크 따라 실적·주가 개별흐름 전망

“미래에셋·한투 IB 수익성 긍정적...삼성·NH 배당수익률 매력”

여의도 증권가 전경.ⓒ뉴시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뉴시스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증권사들의 2분기 반등은 가능할 것인가. 대형 증권사들의 부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2분기는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등으로 멈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IB(기업금융) 리스크 역량이 각 사의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13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분기 적자를 낸 건 지난 2008년 4분기 이후 11년 3개월만이다. ELS 운용 등 트레이딩 부문의 손실이 컸다. 전체 이익에서 트레이딩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KB증권도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147억원을 내며 2018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외에도 주요 증권사들이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았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310억원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1.9% 줄어든 수준이다. 삼성증권 역시 ELS 트레이딩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로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86.85% 감소한 154억원에 그쳤다. 자기자본 투자(PI) 부문에서 적자가 난 키움증권은 1분기 순이익 67억원으로 전년 대비 95.8% 쪼그라들었다.


IB와 브로커리지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선방한 미래에셋대우(-36.3%)와 메리츠증권(-27.6%)도 전년 동기보다는 역성장을 나타냈다.


반면 대신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4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다. ELS의 자체헤지 한도를 기존 3조원에서 1000억원 수준으로 비중을 대폭 축소한 덕분이다. 리테일 부문 호조와 사업 다각화 효과를 본 현대차증권도 1분기 순이익 246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20.7% 성장했다. 지난 2018년 이후 3년 연속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어려운 시장 여건을 극복하지 못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들의 2분기 실적 개선도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브로커리지 수익은 커졌지만 IB 부문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에 대한 규제안을 마련한 것도 수익성을 둔화시키는 요인이다. 이에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역량에 따라 차별화된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이익 창출 능력과 투자 수익 확대가 긍정적이란 평가다. 미래에셋대우는 ELS 관련 자체헤지 비중이 낮아 운용손실의 규모가 적었고 사측이 보유한 8조원에 달하는 투자자산에서 발생하는 분배금·배당금 수익이 안정적인 이익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는 해외주식 중개수익 규모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국내 부동산 PF 및 채무보증 규모가 적어 최근의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유동성 이슈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투자건 관련 우려가 상존하지만 최종손실 인식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상품운용수익을 제외한 자산관리(WM), IB 등 나머지 부문에선 모두 이익이 늘었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2분기부터 실적은 정상화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부진의 원인 중 하나인 주식손상차손이 지수 상승에 따라 회복됐고, ELS는 조기상환이 지연되고 있지만 헤지비용 자체는 1분기보다 훨씬 감소할 것”이라며 “사측에 따르면 유로스탁스50지수가 10% 이상 상승하면 이연된 수수료 1500억원이 일시 반영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타이익을 합산한 IB 관련수익은 1753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짚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선 부동산시장의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전체적인 실적 회복을 위해선 증시 회복뿐만 아니라 부동산 등 자산 전반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은 2분기 이후 실물자산 투자기회의 위축으로 이익이 둔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 연구원은 “삼성증권의 강점인 부유층 고객기반과 최근 나타나고 있는 ‘머니무브’ 환경은 수익 확보에 긍정적인 여건을 조성하고 있고, NH투자증권의 수수료이익 역시 브로커리지 수익의 호조세가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는 2분기 이후로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 투자기회 감소와 주식발행(ECM) 부문의 위축 등으로 이익 둔화 흐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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