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펜데믹에 내수·수출지표 와르르...잔인한 4월 ‘보릿고개’
입력 2020.05.15 10:13
수정 2020.05.15 10:21
내수, 자동차 판매 제외한 모든 지표 마이너스 지속…감소폭 둔화 위안
수출, 주요 품목들 부진에 4월 수출액 급감…기재부 “경제상황 엄중한 인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경제를 부진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다. 4월 내수와 수출 지표 모두 일제히 하락하며 힘겨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내수시장은 고용시장 붕괴,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힘겨운 ‘보릿고개’를 넘어가는 흐름이다. 이태원 클럽 코로나 확진자로 인해 사회적 위축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도 현재 경제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정부로서는 다음달 초로 예정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편성될 때까지 시장의 불안심리를 최소화하 것이 관건이다.
◆잘 나가던 온라인 유통도 주춤…70까지 떨어진 소비심리지수
내수시장은 코로나19 펜데믹에 어느 정도 내성을 보이는 모습이다. 3월 급격한 매출 하락으로 4월 감소폭은 착시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내수 지표를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15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4월 소매판매 속보치의 경우 백화점 매출액, 방한 중국인관광객 수, 소비자심리지수가 모두 주저 앉았다. 다만 유가 하락과 신차 출시 등으로 국산 승용차 판매는 2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했다.
백화점 매출액은 지난해 12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월에도 전년동월대비 -14.7%를 나타냈다. 할인점 매출은 감소폭이 완화(-0.9%)됐지만 4월이 비수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마이너스 매출은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잘 나가던 온라인 매출이 주춤한 부분도 눈에 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월(36.5%)과 3월(23.6%)에 높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4월에는 19.9%로 증가폭이 둔화됐다.
방한 중국인관광객 수는 4월에도 99.1%가 줄었다. 카드 국내 승인액 역시 3월(-4.3%)에 이어 4월에도 -5.7%로 2개월 연속 마이너스 곡선을 그렸다.
내수시장이 전체적으로 부진하면서 소비자심리지수는 어느새 70선까지 위협을 받는 수준에 놓였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0.8인데 최근 5년간 소비자심지수 발표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5월 지수는 70선이 붕괴될 가능성도 높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우리나라 가계부문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총 6개 주요 개별지수를 표준화해 합성한 지수다.
기재부는 “4월 소매판매의 경우 국산 승용차 판매 증가 등은 긍정적 요인”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백화점 매출액 감소, 방한 중국인관광객 수 감소,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생산·유가·조업 3대 악재 만난 수출시장
수출시장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답답한 흐름이다. 코로나19로 세계 무역시장은 경직된 상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로서는 피해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4월 수출은 생산차질, 유가하락, 조업일수 감소 등 3대 악재가 겹쳤다. 주요 품목들도 일제히 감소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24.3%가 줄었다. 수출액도 369억2000만 달러로 뚝 떨어졌다.
일 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4월 20억3000만 달러에서 16억8000만 달러로 주저 앉았다. 선박·석유제품·자동차 부품,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이 모두 감소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EU(-13%), 미국(-14%), 중국(-18%), 중동(-21%), 아세안(-33%) CIS(-42%), 중남미(-54%) 등이 모두 두 자릿수 감소를 나타냈다.
정부는 이 같은 경제지표 하락에 대해 실물경제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내수와 수출 모두 동반부진에 빠져 있다는 해석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내수 위축으로 고용지표 부진이 지속되고 수출 감소폭이 증가하는 등 실물경제 하방위험이 확대되는 흐름”이라며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경제활동이 점차 재개되는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은 다소 완화됐지만 주요국 경제지표 악화 흐름이 지속되고 신흥국 불안 등 리스크 요인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이어 “당면한 경제상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갖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사태 조기극복 및 고용충격 대응방안 마련에 범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