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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사태] 안희정·정봉주·민병두·오거돈까지…민주당 '미투'의 역사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0.04.24 04:00 수정 2020.04.24 04:54

"소도 웃을 뉴스"라던 오거돈, 성추행 인정하고 사퇴

與, 안희정 이후 줄줄이 터지는 성추문에 '곤혹'

'선 긋기'에 총력…野 일제히 '개인 일탈 아냐'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광역시장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부산 동구 자유도매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만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광역시장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부산 동구 자유도매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만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소가 웃을 뉴스"라며 성추문을 적극 부인하던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성추행을 전격 인정하고 불명예퇴진했다. 4·15 총선이 끝난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 인사가 또다시 성비위 사건에 휘말리며 과거 민주당 인사들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폭로들도 재조명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근에는 주로 민주당 인사들이 성추행 사건을 일으킨다"며 "안희정, 정봉주, 민경두, 오거돈 등등. 정말로 대한민국의 주류가 바뀐 모양이다. 아무튼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촌평했다.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 중 선두를 달리다 비서 성폭햄 혐의로 실형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민주당 미투'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지난 2018년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하고 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도 비슷한 시기에 노래방에서 한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민 의원은 의혹 제기 이후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두 달 만에 사퇴를 번복했다. 정봉주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대학생을 호텔에서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2심 재판을 받는 중이다. 두 사람은 관련 의혹의 여파로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민주당 총선 영입인재 2호 원종건 씨가 자신의 옛 여자친구로부터 '미투' 폭로를 당했다. 총선 과정에서는 경기 안산 단원을에 출마한 김남국 후보가 팟캐스트에 출연해 여성에 대한 품평회를 열었다는 논란을 사기도 했다.


민주당은 '오거돈 사태'의 악영향이 당 전체로 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선출직 고위 공직자들의 성추문이 "우리 당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는 항변도 나왔다. 최근 제기된 미투 등 성비위 의혹 대다수가 민주당 인사들에 집중됐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오 시장이 사퇴한지 3시간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바로 다음날 제명 처리키로 하면서 서둘러 악재 차단에 나섰다. 윤 사무총장은 오 시장의 퇴진 시점이 총선 이후로 맞춰진 것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성추문이 '개인의 일탈'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제명을 통해 서둘러 '선 긋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야당은 일제히 민주당을 맹비판하며 오 시장의 성추행을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 김성원 대변인은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끝날 일도, 개인의 일탈로 치부되어서도 안 될 일"이라며 "법적 책임은 물론이거니와 민주당은 석고대죄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생당 정우식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언뜻 보면 개인의 일탈로 치부될 수 있지만, 여러모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총선 이후 사퇴 기자회견을 한 것 자체가 어색하다"며 "오 시장 사퇴가 '꼬리 자르기'로 보이지 않으려면 민주당은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을 전제로 철저히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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