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영상 유료화 시장 '현실화 가능성과 한계'
입력 2020.04.15 13:31
수정 2020.04.15 13:33
코로나19로 너도 나도 온라인 생중계
공연계 "수요 있다는 공감대 있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사상 최악의 위기에 놓인 문화예술계가 최근 온라인 상영회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해외에서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온라인으로 공연 영상을 무료 스트리밍하고 있으며, 상트페레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45개의 홀 전체를 4K 화질로 감상할 수 있는 영상을 공개했다.
국내에서도 국공립 공연장을 중심으로 온라인 상영회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남산 예술센터 등은 공연 녹화 영상을 스트리밍 형태로 공개하며 '랜선 공연'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코로나19 이후 공연계의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공연영상의 유료화 시장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시간적 공간적 제약 탓에 대중적인 장르로 인식되지 못했던 공연계에 영상 시장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공연 영상 유료화 시장으로 주목을 받은 사례가 있다. 2006년 시작된 '메트:라이브 인 HD'와 2009년 'NT라이브'가 대표적이다.
'메트:라이브 인 HD'는 세계 3대 오페라로 손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공연 실황 영상으로 극장 개봉을 통해 오페라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4K 디지털 프로젝터를 통해 실제 공연을 보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선사해 큰 호응을 얻었다.
'NT 라이브'는 영국 국립극장이 연극계 화제작을 전 세계 공연장과 영화관에서 생중계 또는 상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최근에는 브로드웨이 연극까지 영역을 넓혀 호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영국 국립극장이 제작한 '워호스'가 2014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상영돼 전석 매진되는 등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최근에는 극장 개봉 외에 다양한 채널이 유료화 시장 활성화의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급속도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이를 통한 유료화 서비스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또 최근 방탄소년단의 경우처럼 네이버 브이라이브와 같은 형태로 공연 중계를 유료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연 영상의 유료화 시장의 활성화가 결코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아직 공연을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하기 위해 준비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되기 위해선 영상 촬영부터 자막 준비까지 제작 기간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이를 현실화하기는 현재로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단순히 무료 서비스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의 온라인 생중계와 달리 유료 서비스를 위해선 그만큼 고퀄리티의 영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공연 영상에 대한 대중들의 수요가 있다는데 모두가 공감하고, 개척해볼 생각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이를 위해 공연 제작사가 구체적으로 준비 중인 건 아니다. 특히 뮤지컬을 영상으로 만드는 게 쉽지 않고 더 많은 예산이나 시간이 소요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이후 공연계는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 많다. 공연계가 이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큰 혼란이 빚어질 거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연 시장이 어떤 방식으로 지각변동이 이루어질지 섣불리 예측할 순 없지만, 능동적인 대처를 통해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