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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의 30년 기록, 그리고 지금도 '현재진행형'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0.04.09 00:12
수정 2020.04.09 00:13

8일 새 앨범 '페르소나스' 발매

"내 분신과도 같은 앨범"

ⓒ도로시컴퍼니

“데뷔 30년, 이제야 신승훈이라는 선 하나 그은 것 같다”


1990년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한 신승훈은 가요사에 유일무이한 기록을 남긴 가수로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과거의 것에 안주하는 법이 없다. 음악적인 실험은 물론 후배 가수들의 멘토, 제작자 역할까지 넘나들면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신승훈은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지만, 사실 인생에는 반환점이 없는 것 같다. 추억하고 기념하고, 과거의 영광을 이야기하는 30주년이 아니었으면 한다. 그저 오늘에 충실하고 싶다.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하기도 바쁘기 때문에 신승훈이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많은 내로라하는 후배 발라드 가수들이 수도 없이 쏟아지면서 ‘황태자’ ‘황제’ 등을 자칭하지만 여전히 ‘발라드의 황제=신승훈’이라는 공식은 흔들림이 없다. 1990년대 1위를 가장 많이 한 작곡가이자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국민가수’ 호칭을 받은 가수다.


신승훈에게 이런 수식어가 따라붙는 건 그의 음악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된다. 그는 “어떤 음악을 들어도 최소한 실망을 시키지 않는 다는 것 때문에 30년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실망은 없을 거다. ‘30년 맛집’이라는 표현을 써주셨는데, ‘재방문의사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했을 때 ‘네’라는 답이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1990년대 초중반은 한국 가요계에 큰 변화가 일어났던 시기로 꼽힌다. 신승훈은 그 변화의 중심에서 최정상의 인기를 누렸다. 먼저 데뷔곡인 ‘미소 속에 비친 그대’는 14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고, 1991년엔 2집 ‘보이지 않는 사랑’을 발표해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때 SBS ‘인기가요’에서 14주 연속 1위를 한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기록도 있다.


ⓒ도로시컴퍼니

이후 가요계 판도가 바뀌면서 발라드 가수들에게 상당한 타격이 있었지만 신승훈은 꾸준히 앨범을 내놓으면서 미국에서도 보기 힘든 7연속 밀리언셀러와 1집부터 10집까지 앨범으로 10회 연속 골든디스크를 수상한 유일한 가수로 꼽힌다. 한국 가요음반 역사상 최대의 기록인 총 누적판매량 1700만장 기록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신승훈은 이런 기록을 두고 “나는 그 시대의 수혜자”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그러면서 “30년이 지난 지금의 가요계에서는 장르가 특정되어 있는 것 같다.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발라드 황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신승훈의 음악은 단순히 발라드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알앤비 ‘소녀에게’(3집), 맘보 ‘내 방식대로의 사랑’(3집) 하우스, 뉴잭스윙 ‘로미오와 줄리엣’(3집), 디스코‘엄마야’(7집), 모던락 ‘라디오를 켜봐요’, 브리티시 락 ‘쏘리’(Sorry), 월드뮤직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7집), 국악 ‘애심가’(9집), 뉴에이지 ‘애이불비’(8집) 등 안 해본 장르가 거의 없을 정도다.


8일 공개된 새 앨범 ‘마이 페르소나스’(My Personas)에는 현재진행형 신승훈의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주특기인 발라드곡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 ‘그러자 우리’, 재즈곡 ‘늦어도 11월에는’을 비롯해 아이뤼쉬 풍의 모던 록 장르에 오케스트라를 결합시킨 ‘이 또한 지나가리라’, 힙합 발라드 ‘럴러바이’(Lullaby) 그리고 후배 가수들의 곡을 리메이크한 ‘워킹 인 더 레인’(Walking in the rain) ‘사랑, 어른이 되는 것’ 등을 빼곡하게 담았다.


이번 앨범에 대해 신승훈은 “30주년을 기념하면서 앞으로 신승훈의 방향을 제시하는 앨범이다. 앞으로 할 음악들에 대한 브릿지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인 시절 ‘남들은 몰라줘도, 점을 계속 찍다 보면 멀리서 보면 점이 연결돼 한 획이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었다. 30년쯤 되고 나니 그래도 신승훈이라는 선을 하나 그은 것 같다”는 소회를 전한 신승훈은 자신의 분신과 같은 음악을 통해 또 그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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