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고, 토크도 하는 ’뮤지컬 북토크‘…책과 공연의 새 시너지 [무대 위의 문학③]
입력 2024.12.20 07:06
수정 2024.12.20 07:06
장르 간의 결합으로 마케팅 활용 범위도 넓어져
"타 장르 팬들 니즈 활용...공연에 대한 관심으로"
지난 5일, 세종문화회관 세종라운지 지하1층 세종예술아카데미 서클홀에서는 뮤지컬 북토크가 진행됐다. 2023년 초연 이후 1년 만에 재연을 앞둔 ‘맥베스’(12월1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개막)의 개막을 앞두고 세종문화회관과 민음사 출판그룹이 손잡고 진행한 이벤트다.
이날 북토크는 작품에 대한 인기를 증명하듯 티켓이 오픈된 직후 모두 마감됐고, 현장에는 60여명의 독자가 홀을 가득 채웠다. 북토크는 원작을 새롭게 재해석한 ‘맥베스’의 관람 포인트를 포함해 셰익스피어 ‘맥베스’를 더 다채롭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맥베스’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1564~1616)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11세기 스코틀랜드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왕위쟁탈전과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내밀한 심리와 욕망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선보인 작품이다.
이날 진행을 맡은 김하나 작가는 ‘맥베스’의 명대사를 낭독하고, 등장인물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덧붙이면서 고전 희곡의 매력을 독자들과 나눴다. 뮤지컬 ‘맥베스’의 신재훈 연출은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과 원작과 뮤지컬의 다른 부분 등을 짚어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지난 공연 당시 가장 크게 주목을 받았던 점은 그간 연극으로만 재해석했던 ‘맥베스’를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이었다. 실제 작품에선 팝, 왈츠, 행진곡, 대관식 찬가, 원시적 리듬의 주술적 음악 등 다채로운 음악이 코러스의 합창으로 한층 입체적으로 표현됐다는 평이다.
이번 북토크가 일반 북토크와 다른 지점이 여기에 있다. 이날 현장에는 이번 시즌 ‘맥베스’의 새로운 맥베스, 맥버니로 발탁된 허도영과 이연경이 등장해 극중 넘버인 ‘불편한 자장가’ ‘돌이킬 수 없는 막’ ‘왕관이 이렇게 무거울 줄 몰랐어’ 등의 넘버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북토크가 진행된 세종라운지에는 민음사 셰익스피어 전집과 4대 비극 에디션이 진열되어 있는데, 책에 대한 상세 정보와 코멘터리가 적혀 있어 도서를 열람한 뒤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대표적인 문학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주간’은 올해 주제를 ‘스핀오프’로 잡고 원작에서 파생한 새로운 이야기로 확장성에 주목했는데, 폐막 공연 ‘우리 곁의 파랑’에서 올해 천선란의 소설 ‘천 개의 파랑’을 원작으로 한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의 연출가 김태형과 배우들 그리고 원작자인 천선란이 참여해 작품의 재해석 과정과 텍스트가 공연 예술로 전환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에 앞서 뮤지컬 ‘캣츠’는 2017년 내한 공연 개막을 앞두고 원작 소설을 출판하는 시공주니어는 원작인 세계적 대문호 T.S. 엘리엇의 시 ‘주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원제: 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에 ’캣츠‘의 스페셜 띠지를 입혀 주요 온, 오프라인 서점에 출간하고 도서 구매자를 대상으로 ’캣츠‘ 부채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또 온라인 서점에서는 해당 도서 구매 후 리뷰를 남기는 구매자들 중 일부에게 내한공연 관람권도 증정한 바 있다.
한 공연 마케팅 관계자는 “과거엔 공연과 문학의 결합이 있더라도 홍보하는 것이 한정적인 면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방법에 있어서도 다양해진 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홍보 창구도 많아졌고, 융합하는 장르 자체고 고전 문학을 넘어 현대 소설, 웹소설, 웹툰, 만화 등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그 특성에 맞는 홍보 트랙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며 “그 장르의 팬들이 원하는 니즈를 공략할 수 있는 상품이나 만남의 방식을 채택한다면 그 관심이 공연에 대한 궁금증으로까지 충분히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