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19에 KT 주총장도 ‘한산’…구현모 선임 반대로 일시 ‘소란’
입력 2020.03.30 09:27
수정 2020.03.30 10:01
체온 재고 마스크 쓰고…주총장도 ‘거리두기’
민주동지회, 구 내정자 ‘불법정치자금’ 檢 기소 지적
30일 KT의 제38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 앞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예년과 달리 한산했다.
지난해에는 주총장에 입장하기 위해 주주들이 몰리면서 입구 앞으로 긴 줄이 형성됐으나, 올해는 이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KT가 올해부터 도입한 전자투표제의 영향으로도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주총장 내에서는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하도록 했다. 열화상카메라와 체온계로 등장했다. 주주확인 대기 시에도 충분한 앞뒤 거리를 1m 이상 유지하도록 했다. 물리적인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한 칸 건너 지정좌석제를 시행하고 발열이나 기침 증세가 확인된 주주는 다른 장소에서 주총에 참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다만, 주총 시작 전 오전 8시 20분께부터 주총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으로 잠시 소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
KT민주동지회와 KT노동인권센터는 이날 주총장 앞에서 구현모 KT CEO 내정자 사장의 선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석균 KT민주동지회 사무국장은 “황창규 회장의 적폐경영을 규탄한다”며 “구 내정자는 황 회장의 최측근이자 오른팔로 현재 검찰에 불법정치자금과 관련해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KT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구성원들에게 매우 치욕적이다”라며 “구 내정자가 형사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대표직을 그만둔다는 각서를 썼다고 하는데 반드시 이행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KT민주동지회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주총장에 들어가기 위한 사측 노측의 거친 몸싸움이 있었다”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인지, 이날 주총서 선임될 구 내정자가 정권 낙하산이 아닌 KT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자신감과 당당함이 있어서 출입이 평화로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황 회장같이 각종 불법에 연루돼 처벌을 앞둔 자가 6년 동안 회장직을 유지한 것 자체가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며 “KT가 정도경영을 할 수 있도록 엄정감사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구현모 KT 최고경영자(CEO) 후보자의 선임의 건을 포함해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8명 등 총 총 11명의 이사 중 7명을 바꾸는 이사 선임의 안이 상정된다. KT 사내이사 후보는 ▲구현모 사장 후보자 ▲박윤영 기업부문장(사장)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 등 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