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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주총-KT] 닻 올리는 구현모 號…고객 중심 ‘국민기업’ 출항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입력 2020.03.02 05:00
수정 2020.03.02 05:53

이달 말께 주총 승인 거쳐 공식 취임

5G·유료방송 합산규제·K-뱅크 숙제

구현모 KT CEO 내정자 사장.ⓒKT

이달 말 열리는 KT 제38기 정기주주총회의 최대 이슈는 KT 최고경영자(CEO) 내정자인 구현모 사장의 선임이다. 이번 주총에서 CEO 선임 건이 최종 확정되면 ‘구현모 호(號) KT'가 정식 출범하게 된다.


‘정통 KT맨’인 구 사장은 선임 과정에서부터 이전 CEO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낙하산, 외풍 논란에 휩싸여온 KT가 구 사장을 필두로 경영 혁신을 이루고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 말 주총을 열고 구 사장 선임 안건 등을 의결한다. 아직 구체적인 주총 날짜는 공시되지 않았지만, 근무일인 오는 26~27일 혹은 30~31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제37기 주총의 경우 3월 29일에 개최됐다.


구 사장은 이 자리에서 승인을 거쳐 KT CEO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해 말 전원합의로 그를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구 사장은 1987년 KT에 입사해 올해로 무려 34년 동안 KT에서 일했다. 전문성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그는 회사 내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며 직원들과 거리낌 없이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 사장은 KT T&C부문 T&C운영총괄, 비서실장, 경영지원총괄, 경영기획부문장을 거쳐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을 역임했다.


구현모 KT CEO 내정자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1월 2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그룹 신년 결의식’에서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동면 전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장, 구 사장, 김해관 KT노동조합 위원장, 황창규 KT 회장.ⓒKT

KT 이사회는 ‘회장’이라는 직급이 국민기업인 KT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반영해 ‘대표이사 회장’ 제도를 ‘대표이사 사장’ 제도로 변경하고 급여 등의 처우도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그만큼 국민기업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게 구 사장의 의지다. 올해 KT의 인사 키워드도 ‘고객 중심’이었다. 구 사장은 “고객들에게 더 밀착하고 우리 안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아주 빠르고 민첩하게 제공할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새로 출범하는 구현모 號 KT의 앞날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먼저 이동통신(MNO)에서는 5세대 이동통신(5G) 점유율 확대가 시급하다. 지난해 4월 5G 상용화와 동시에 KT는 약 39% 5G 가입자 점유율을 기록하며 SK텔레콤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바로 다음달 점유율이 6.5% 감소한 32.1%를 기록하며 2위로 떨어졌다. 현재는 기존 롱텀에볼루션(LTE) 시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SK텔레콤과의 격차가 다시 벌어진 상태다. 그 뒤를 LG유플러스가 무서운 기세로 뒤쫓고 있다.


5G 특화 콘텐츠 확보도 숙제다. 지난해 KT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다양한 5G 콘텐츠를 선보였지만, 특별히 성공하거나 기억에 남는 서비스가 없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서울 광화문 KT 이스트 사옥.ⓒKT

지난해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유료방송 인수합병(M&A)도 KT에는 부담이다. KT는 그간 유료방송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해왔지만, 순식간에 점유율 격차가 좁혀졌다.


현재 1위는 점유율 31%의 KT-KT스카이라이프다. 이어 LG유플러스-CJ헬로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가입자 800만명, 점유율 24.5%로 2위를 차지하게 된다. 3위는 SK텔레콤이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후 SK텔레콤은 유료방송 가입자 약 777만명, 점유율 약 23.9%로 몸집이 커진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KT가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딜라이브’를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하지만 국회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사후규제 논의가 장기화하면서 KT의 딜라이브 인수는 추진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합산규제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 IPTV 사업자가 특수 관계자인 타 유료방송 사업자를 합산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 3분의 1을 넘지 못한다는 내용으로, 작년 6월 27일 일몰됐다. KT의 경우 딜라이브 등 다른 유료방송 기업을 인수하면 점유율 33%를 넘게 돼 합산규제 영향을 받는다. 구 사장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유료방송 업계의 관심사다.


K-뱅크 대주주 전환도 숙제다. KT는 금융당국 K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계속 탈락하며 일반 주주에 머물고 있다. 안정적인 은행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대주주 지위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 외부 출신 KT CEO들이 특정한 본인의 업적을 남기고자 했다면, 구 사장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보다 업무 효율과 결과물을 가장 중요시하는 인물”이라며 “구 사장이 올해 KT에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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