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셀트리온, 항체 치료제 개발 어느 단계까지
입력 2020.03.30 06:00
수정 2020.03.29 20:20
바이오시밀러 넘어 신약 개발 능력도 주목
완치자 혈액에서 항체 선별… 이르면 7월 임상 진입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을 공개하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거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상황에서 셀트리온이 조기에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의 협력 파트너로 선정된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완치자 혈액의 항체에서 바이러스를 무력화 할 수 있는 항체만 선별해 치료하는 단클론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회사 측 발표에 따르면 현재 전임상 단계다. 전임상 단계 중에서 시험관내 시험(in vitro)을 진행했고, 동물실험을 지칭하는 생체내 시험(in vivo)은 아직 진행하지 않은 상황이다.
셀트리온은 서울대병원 등 의료기관의 협조로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혈액을 우선 확보했고, 바이러스의 인간세포 감염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바이러스 표면단백질(스파이크)을 무력화하는 데 가장 적합한 항체 스크리닝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을 통해 항체 300종으로 구성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라이브러리를 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이용한 시험관 내 중화능 검증법을 진행하면서 2차 후보 항체군 선별작업을 시작했다. 중화능 검증법의 경우 질병관리본부와 충북대학교가 협업해 진행한다.
셀트리온은 세포주 개발, 생산 공정 개발, 제품 품질 보증을 위한 분석법 개발, 임상에 적용될 제형 등의 개발을 거의 동시에 진행해 비임상 및 임상 진입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올해 7월부터 인체 투여가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7월이 되면 회사가 발표한 대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에 진입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바이러스는 핵산, 캡시드, 외피로 구성된다. 외피에 스파이크라고 불리는 단백질이 있고, 코로나19는 스파이크 모양이 왕관 같다고 해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이름이 붙여졌다.
스파이크들은 숙주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하면서 바이러스의 유전체(RNA)를 숙주 안으로 들여보낼 수 있다. 따라서 이 스파이크를 무력화하는 게 항체 개발 치료제의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의 강점으로 경험을 꼽는다. 셀트리온은 이미 7~8년 전부터 범용 인플루엔자 항체 치료제를 가지고 메르스에 효과가 있는지 연구한 경험이 있고, 초기 임상도 진행한 바 있다. 회사는 임상 2b상을 완료한 인플루엔자 멀티항체 신약 CT-P27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치료용 항체 CT-P38를 개발했다.
다만 사스처럼 바이러스 자체가 소멸하거나 2012년 메르스처럼 중동의 풍토병으로 남으면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 국책과제에 선정된 걸 보면 셀트리온이 치료제 개발에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임상 1상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임상 2상, 임상 3상 두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 안에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면 개발 계획도 흐지부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